반려견 600만 마리 시대의 그늘…매일 5명꼴로 개물림 사고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0.10.05 12:52
/사진 = 뉴스 1

반려견에게 물려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매일 평균 5명꼴로 개에게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맹견 관리의무 강화와 견주 자격제도 입법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만 292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1일로 환산하면 5.6건으로, 5년간 매일 5명이 개에게 물린 셈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66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913건, 경북 838건, 충남 741건, 경남 735건 순이었다.

그러나 외출시 목줄·인식표 착용 등 반려견 소유자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은 사례는 37.1%에 달했으며, 반려동물의 대인·대동물 손해배상책임을 지원해 주는 '펫보험'의 가입률도 0.25%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반려견 물림 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견 숫자가 598만 4903마리에 달하는 등 '반려견 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는 '개 물림 사고' 관련 제도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채널A '개밥 주는 남자' 캡처

실제 지난 7월에도 방송인 김민교씨가 키우던 벨지안 쉽도그 2마리가 마당 울타리를 뛰어넘어 텃밭에서 나물을 캐던 이웃 주민을 물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벨지안 쉽도그는 무게가 20kg을 넘는 대형견으로, 피해자는 80대의 고령이었다.


지난 5월에도 경북 경주의 한 마을에서 10살짜리 초등학생이 키가 50cm에 달하는 중형견에 물려 큰 부상을 입었으며, 지난해 4월에는 경기 안성시에서 문을 열어놓은 사이 개장을 탈출한 1.4m의 도사견이 60대를 덮쳐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인명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큰 반려견들을 키우기 위해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육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1월 정부는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구체적인 입법화 움직임은 없다.

지난 7월에는 대형견 로트와일러가 소형견 스피츠를 물어 죽이는 사고와 관련해 사육 허가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6만 7000여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청원인은 "맹견을 키우는 사람은 무조건 라이센스(허가)를 발급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갑 의원은 이날 "반려동물의 양육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안전관리 의무와 '펫티켓'(펫+에티켓) 준수가 요구된다"며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맹견에 대한 관리의무 강화와 노약자 밀집시설 출입제한 조치 등 현행법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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