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COVID-19) 확진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들썩였다. 미국 대선을 한달 앞두고 터진 복병에 정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 연휴중 발표된 9월 한국 수출 성적표는 괜찮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 경제 제재를 앞두고 긴급발주를 진행한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반등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심을 잡기위해 어떤 정책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며 미국 정책 수혜와 함께 수출 호조세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
트럼프 확진에 "경기 부양책 합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확진 소식에 37%로 하락했지만 미국의 선거 시스템의 특수성상 어느 쪽 모두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64%이며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박빙이 되면 실제 선거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일에는 부통령 후보자간 TV토론회가, 16일에는 대통령 후보자 2차 TV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할 수 있는 정책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9월 실업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민간부문 신규취업자수는 6월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영구적인 실업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2일 트럼트 대통령의 확신으로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협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바이든 후보가 중점을 두고 있는 친환경 투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전통 인프라와 5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관련 국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꼽았다.
━
韓 9월 수출↑…반도체·자동차가 견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9월 수출에서 좋은 성적으로 냈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월 수출은 480억5000만달러(약 56조170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다. 자동차가 23.2% 늘어 6개월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전년대비 11.8% 증가했다.
반도체의 경우 화웨이의 긴급 발주로 일회성 수주를 고려해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내에서 업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웨이퍼 수출이 9월 15% 증가하며 선전했다"며 "메모리 반도체용 웨이퍼의 재고수준은 아직 높지만 비메모리 반도체용 웨이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고 소진 속도가 느렸던 웨이퍼 수출의 호조, D램 수출의 안정적인 흐름을 볼 때 화웨이 영향을 감안해도 반도체 수출은 호조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회복의 온기가 전반적으로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수요 개선이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집중돼 있고 미국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반등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7%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회복이 신규생산과 투자를 주도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