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으로부터 8조원 규모의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통신장비 공급을 수주했을 때도 이 부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최고경영자)의 인연이 회자됐다. 이 부회장은 베스트베리 CEO가 에릭슨 CEO를 지낼 때부터 10년 동안 왕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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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동문과 허심탄회 교류…최태원·정의선 호형호제━
학창 시절 동문 그룹은 경기초-청운중-경복고-서울대 동양사학과 라인이다. 이 부회장은 사회에 진출한 뒤에도 중·고교 동문 중 2~3명과 속내를 터놓고 만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범삼성가에서는 조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복고 동갑내기 동창이다. 사촌형인 이재현 CJ 회장은 경복고 8년 선배다.
재벌 2~4세 그룹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수석부회장 등과 호형호제하는 절친이다. 최태원 회장과의 깊은 관계를 드러낸 짤막한 일화도 있다. 2017년 국정농단 재판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2016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최 회장과의 잦은 통화를 한 이유를 캐묻자 이 부회장은 "당시 최 회장이 가족 문제가 있어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2015년 말 혼외자를 공개한 뒤 현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4년 한화그룹과의 주요 화학 계열사 빅딜 당시에는 재계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의 하버드대 인연이 막후 조정에 한몫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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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시진핑 주석과 별도 면담…"민간 외교관"━
부시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첫 해외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1996년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이 부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골프 회동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정치국 상무위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이사로 활동하면서 시 주석이 2014년 방한했을 때 이 부회장과 따로 만남을 가질 정도로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실권자로 잘 알려진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와도 지난해 2월에만 두 차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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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방한 때마다 회동…구글·테슬라와도 교류━
일본 IT업계의 거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인연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이 지난해 7월 방한했을 때 정의선 현대기아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당시 전무 등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손 회장의 요청으로 이 부회장이 30~50대 젊은 오너 기업인들을 소개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당시 손 회장과 인연을 맺은 뒤 20년 넘게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하는 사이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일본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의 5G(5세대)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됐을 때 이 부회장이 그동안 공들였던 일본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2019 일본 럭비월드컵'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가문 대 가문으로 스웨덴 최대 기업 발렌베리그룹 오너가와의 인연도 오래 유지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마르쿠스 발렌베리 발렌베리그룹 회장이 방한했을 때 만나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2003년 스웨덴 출장 당시 발렌베리가를 찾아 고(故) 페테르 발렌베리 이사장(마르크수 회장의 삼촌) 등과 만나 경영시스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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