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 가뜩이나 위험한데…전동킥보드 이제 중학생도 탄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0.10.04 07:30
#30대 운전자 김현수씨(가명)는 최근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전동킥보드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전동킥보드가 사각지대에서 쏜살같이 나와 잘못했으면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김씨는 "안 그래도 전동킥보드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중학생까지 탈 것을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완화되는 전동킥보드 규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만 16세 이상, 면허 소지자만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었으나 12월부터는 만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규정 완화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월 10일부터 전동킥보드 면허 없이 운전 가능


서울 강남역 인근에 공용 킥보드가 배치돼 있다. /사진=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 규정을 담은 ‘도로교통법’ 및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12월 10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자전거’로 규제를 받아왔다. 소형 오토바이로 만 16세 이상, 원동기 이상 면허가 필요했다. 이와 함께 차도 통행, 오토아비용 헬멧 착용 등의 규제를 받았다.

하지만 개정법률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최고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 미만)를 개념을 도입해 전동킥보드를 새롭게 규정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고, 만 13세 이상 중학생도 탈 수 있다.

인도 주행은 기존과 같이 불가능하지만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발전 등을 위해 전동 킥보드 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동킥보드 사고 447건...온라인에서는 "12월 헬게이트 열린다"


일부에서는 규정 완화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동킥보드가 헬멧 미착용은 물론 인도 주행까지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운전 연령이 더 내려가면 사고의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개정된 법령에서는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은 의무지만 범칙금 부과 규정은 없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고라니와 킥보드를 합성한 ‘킥라니’라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와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의미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12월부터 헬게이트가 열린다’, ‘지금도 난장판이다’, ‘이미 둘이 타고 무법 주행 중’ 등의 글이 올라고오고 있다.

실제 전동킥보드 관련사고는 크게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이 포함된 개인형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 가해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 2018년 225건에서 지난해 447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운전자를 보호할 차체가 없어 사고가 발생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사망자도 8명이나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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