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나눠라" OTT시대 중소 드라마 제작사 위상 '껑충'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20.10.02 10:30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토종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업체들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면서 중소 드라마 제작사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2일 엔터 업계에 따르면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7일 방송을 시작한 '청춘기록'(박보검, 박소담 주연)의 판권을 스튜디오드래곤과 절반씩 공동 보유하고 있다.

팬엔터 관계자는 "'청춘기록'의 제작비 가운데 60~70%는 넷플릭스로부터, 50%는 tvN으로부터 확보하면서 10% 이상의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청춘기록'의 저작권은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소 드라마 제작사는 방송국 자회사와 공동제작을 할 때 10% 수준의 이익만 보장받고, 대부분의 권리를 넘겼다. 제작사가 보유하는 권리는 드라마 OST 정도였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한한령(한류제한령)으로 중국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제작관리만 잘하면 일정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대박' 나더라도 추가 수익이 없는 한계가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 이어 토종 OTT인 카카오M, 웨이브, 왓챠 등이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면서 중소 드라마 제작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인기 작가를 보유한 드라마 제작사는 '청춘기록'과 같이 저작권을 공동소유하는 방향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엔터 업계는 중국의 드라마 수출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소 제작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 28일 에이스토리는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주연의 드라마 '지리산'의 해외 방영권 라이센스 계약을 중국 플랫폼 아이치이와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아이치이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제작비(320억원)의 80% 이상 수준으로 계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가(김은희), 배우(전지현 주지훈)들의 기존 필모그래피를 고려했을 때 넷플릭스에서도 충분히 탐냈을 상황"이라며 "넷플릭스가 제시한 방영권료 이상을 아이치이가 제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치이의 '지리산' 라이센스 계약은 글로벌 OTT 사업자간의 본격적인 경쟁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협상력 증대의 새로운 막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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