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관 부사장이 지난 28일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놓고 재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만큼 오너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다.
그룹의 후계자로서 그가 어떤 실력을 보일 지 가늠해 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도 나온다.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과 사업부문 조정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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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5년만에 매출 2배 목표━
재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사장직은 이제 김동관 사장의 그룹 주력사업에 대한 경영 능력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할 것"이라며 "오너 3세로서 단순히 계열사 한 곳을 맡게 된 것이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화솔루션을 이끌어갈 그의 목표와 비전은 여러 곳에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월 한화솔루션 부사장(전략부문장)이었던 그는 비전 공유식을 통해 매출액을 올해 10조원(예상치)에서 2025년 18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높인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 "미래사업 전략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비전을 실현해야 한화솔루션의 비전도 실현된다"고 말했다. 개인이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그룹의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내세웠다.
특히 5년 후 매출을 2배 가까이 늘린다는 목표는 다분히 공격적이다. 코로나19(COVID-19) 변수까지 끼어든 현재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을 위한 문턱은 한층 높아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그의 첫번째 과제인 셈이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주로 성과를 냈다"며 "하지만 이젠 상대적으로 생소한 석유화학 사업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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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이을 '플러스 알파' 사업은?━
김 사장은 이미 2010년 당시 실적이나 업력 등 모든 면에서 주력 계열사보다 한참 뒤진 태양광 사업에 몸담았고 이를 그룹 핵심사업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사장이 된 만큼 '태양광 그 다음' 사업을 시급히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수소'를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을 통해 '생산' 단계인 수전해 기술(전기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3년 전부터 개발 중이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도 수소충전소용 탱크를 비롯해 트럭용 수소탱크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충전시설 설치 및 운영까지 총 망라하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전 과정)을 구축하려는 '큰 그림'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는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니콜라 지분 6.13%를 확보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넘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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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지배회사에서 어떤 '그림' 그릴까━
이 직책은 이번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승진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 하지만 이제 그룹 핵심 계열사의 수장이 된 그가 최상위 지배회사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는 이전과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는 중론이다. 특히 그룹이 경영기획실을 해체한 후 ㈜한화가 사실상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하고 있어 전략부문장으로서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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