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0.1%? 2020년 경제성적표는[밥상머리 팩트체크]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 2020.10.01 12:00

편집자주 |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상 반찬거리는 나랏일입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인(코로나 시국이니만큼 단체대화방에서?) 자리에서 대통령 욕 안 하고, 정치인·정부 욕 안 하면 심심하지요. 기왕 부모님과, 자녀들과 갑론을박하시려거든 여기저기 떠도는 가짜뉴스보단 팩트를 놓고 하심이 어떨까요. 머니투데이가 최근 정책이슈 별로 팩트를 점검해 봤습니다.(단톡방에 있는 정체불명의 '카더라' 링크가 보이신다면 이 기사 링크를 보내주시면 어떨까요)

올해만큼 경제성장률에 민감한 한해가 있었을까요. 안그래도 미·중 무역분쟁이니 일본 무역보복이니 해서 저성장이라는데 코로나19(COVID-19)까지 덮치며 성장률이 확 꺾인 탓입니다.

우리나라만의 얘긴아닙니다. 코로나19가 그만큼 충격이 컸던 탓인데요. 국내외 기관들은 정기적으로 내던 성장률 전망 외에도 비정기 보충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성장률 궤도를 수정할 정도입니다. 희망적으로는 0.1% 플러스 성장에서 비관적으로는 2%대 역성장까지 2020년 한국 경제 성적을 점치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경제 성장이 가능해? 계산용 돼버린 정부 목표치



경제성장률은 통상 GDP(국내총생산)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따집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경상) GDP는 1919조원입니다. 올해 GDP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성장률로 봅니다.

현시점 우리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실질 GDP 기준 0.1% 플러스 성장입니다.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수치를 그대로 인용한 숫자 입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GDP는 0.6% 성장을 전망해 1930조원이 될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보낸 시간이 1년이 다돼가는데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까요. 정부안팎의 관측은 부정적입니다. "0.1% 성장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고 말해 오던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이후 사실상 달성 불가라는 입장을 취합니다.

그렇다면 이 1930조원은 쓸모없는 숫자일까요. 아직은 정부의 각종 재정지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가채무나 재정수지 등 재정건전성 지표는 GDP로 나눠 상대값으로 평가하는데, 올해 GDP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1930조원을 기준으로 국가채무비율과 재정수지 비율을 산출합니다.



한은은 -1.3%, KDI -1.1% OECD -1%…그래도 선방?


한국은행의 전망은 정부 공식 목표보다는 비관적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1.3%로 제시했습니다. 기존 전망치 -0.2%보다 1.1%포인트 낮췄습니다.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한은은 1.3% 역성장을 기본으로 낙관과 비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요,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소비·수출이 살아난다는 가정에선 0.9% 역성장을 전망했습니다. 연말까지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다면 2.2% 역성장을 한다고 합니다.

KDI도 비슷한 관측입니다. KDI는 9월 초 올해 GDP성장률을 -1.1%로 기존 전망치 +0.2%에서 1.3%포인트 낮췄습니다. 당초 5월과 11월 GDP전망을 발표하던 것과 달리 2달 앞서 비정기 수정전망을 했습니다. 그만큼 코로나 재확산 충격이 크고 경기 회복속도가 느리다는 설명입니다.


세계와 아시아 각국의 전망과 비교해볼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는 한국에 꽤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OECD와 ADB 모두 우리라나라 성장률을 -1%로 제시했습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선방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G20 국가 기준으로 봐도 중국을 제외한 2등 성장률입니다.



비어가는 곳간, 늘어나는 나랏빚…재정건전성은



지난해에 이어 우리 정부는 경기방어를 위해 세금을 팍팍 쓰는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의 조정기능없이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길 경우 경제 기초 체력이 훼손된다는 판단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경제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은 이 확장재정 기조에 힘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빚이 늘어나고 있지요. 나라 곳간의 수입원인 세금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국가 예산은 2020년 500조를 돌파한데 이어 600조원을 넘보고 있습니다.

나라빚은 어떨까요. 올해 4차 추경까지 편성한 결과 국가 채무는 846조9000억원입니다. 앞서 설명한 2020년 예상 GDP 1930조원의 43.9% 입니다. 플러스 성장을 가정한 채무비율이니 실제 2020년 GDP가 발표되면 44%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비율은 2022년 50%를 넘어 2024년 58.6%까지 상승할 전망입니다. 물론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회복하고 연간 3~4%대 성장을 한다는 가정 위에서입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한국 경제가 아직 여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이 미국과 일본 등 OECD국가들입니다. 미국의 올해 국가 채무비율은 98.2%, 일본은 지난해 기준 225.3%입니다. 2018년 OECD 평균은 109% 정도입니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2~5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만,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적자국채 대부분을 자국에서 소화하는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외국인 자금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채무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깐깐하게 관리해야한다는 조언이 뒤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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