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코가 양 쪽으로 갈라져 일명 '족발 신발' '말발굽 신발'이라고 불리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타비 슈즈'가 인기를 끌고있다. 일본식 전통 버선인 다비(足袋)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타비 슈즈는 갈라진 발가락이 특징적인 신발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수지, 아이비, 양준일, 차정원 등 연예인도 즐겨신는 이 신발은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에 의해 설립된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 슈즈다. 컨템포러리(동시대)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는 최근 몇 년 간 샤넬, 구찌에 버금가는 인기를 한국에서 누리고 있다.
1980년대 패션업계에 데뷔한 마틴 마르지엘라는 '해체주의' 개념의 옷을 선보였는데 1988년 초 아방가르드한 '타비 슈즈'를 선보여 전 세계 패션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일본의 전통 버선에서 영감을 받은 타비 슈즈는 신발 앞 코가 진짜로 반으로 갈라져 있는 신발로 양말도 갈라진 타비 양말로 맞춰 신어야 하는 파격적 디자인이다. 이 신발은 메종 마르지엘라를 대표하는 슈즈가 됐다.
앞 코가 갈라진 타비 슈즈의 실루엣은 15세기 일본의 버선 디자인에서 유래했다. 발가락을 끼워넣는 일본의 전통 샌들 '게다'를 신기 위해서 앞 코가 갈라진 버선이 등장했다. 일본 전통사회에서 다비 버선으로 사회적 신분을 나타낼 수 있었다. 금색과 보라색 버선은 높은 신분을 의미했으며 평민은 파란색 다비 버선을 신었다. 일본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나 야마모토 요지 등 일본 디자이너에게 영감받은 마틴 마르지엘라는 1988년 런웨이에 코가 갈라진 타비 부츠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화려하게 패션계에 진출했다.
타비 슈즈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은 갈라진 앞 코 만큼이나 패션업계를 분열시켰고 논란을 일으켰지만 40년 넘게 살아남아 메종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 신발이 됐다.
한국에서는 메종 마르지엘라 브랜드 인기가 계속 높아졌는데 올 들어 일부 연예인이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애장템'이라고 타비 슈즈를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수지 등 셀럽이 인스타그램에 타비 플랫을 착용한 사진을 자연스럽게 올렸고 양준일 등 연예인이 방송에서 타비 부츠를 착용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이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컬레의 타비 부츠를 소개하면서 타비 슈즈 덕분에 "족발을 되게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한편 메종 마르지엘라는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협업해 앞 코가 갈라진 운동화도 선보였다. 리복은 지난 9월23일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한 타비 인스타펌프 퓨리 Lo(Tabi Instapump Fury Lo)를 한정 발매했다.
타비 인스타펌프 퓨리 Lo는 1994년 출시한 리복 대표 스니커즈 인스타펌프 퓨리와 1988년 출시한 메종 마르지엘라 시그니처 스니커즈 타피를 콜라보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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