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생경제 돈맥경화 치료제 '지역화폐'

머니투데이 임진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 2020.09.28 09:57
코로나19는 당뇨·고혈압 등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오랜 경기침체와 만성적 '돈맥경화'라는 지병에 시달리던 자영업자도 개점휴업으로 내몰았다.

코로나19 방역 만큼이나 경제방역의 시급성이 강조되던 시기인 지난 3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광역지방정부 최초로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1370만 도민 전부에게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사용처와 사용기간을 한정해 현금처럼 저금할 수 없이 반드시 써야 하는 지역화폐가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소비지출을 전제한 공적이전소득’이 전 국민에게 주어진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올 한해 정부재난지원금 2조9990억원을 비롯해 7조2148억원에 달하는 지역화폐가 소비자를 거쳐 누수 없이 민생경제로 스며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7만8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0%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127.9%(43만6000원) 늘어나는 등 이전소득 80.8%(44만원) 증가에 힘입어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이 291만2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2.7% 증가했다.

경기도는 지난 18일부터 11월 18일까지 지역화폐 20만원 이상 사용 시 10%(2만원) 구매 인센티브와 함께 사용액의 15%(3만원)를 ‘추석 경기 살리기 한정판 지역화폐(소비지원금)’로 지급한다. 도민의 호응은 뜨겁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홍우 원장)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지원금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635명 가운데 84.3%(3906명)가 ‘옳은 결정’으로 답하고, 인센티브 지급액도 ‘현행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59.8%(2771명)로 가장 많았다.

소비지원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골목시장, 전통시장 등으로 제한해야 하는가’에 대해 ‘제한하되 범위를 넓혀야 한다’ 50.7%(2350명), ‘제한해야 한다’ 28.8%(1333명)순으로 조사돼 상당수의 응답자가 지역화폐에 대한 정책적 취지를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생계에 도움됐다’는 의견에는 87.6%(4064명)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지역화폐가 평상시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자영업자나 사용자인 소비자에게 효자 노릇을 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지역 화폐에 대해 현금보다 열등하고, 지역의 후생 수준을 감소시키며 재정적 순손실만 초래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조세연 보고서에 대해 교수 등 각계 각층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와 별개로 지역화폐에 대한 2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와 일한만큼의 몫으로 소수가 아닌 다수가 3만불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면 지역화폐는 애당초 만들 필요가 없었다. 한해 1550조원 규모의 국민처분가능소득 가운데 극히 일부가 지역화폐 형태로 소비자에게 이전된다면 반드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온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둘째, 정책은 경쟁하고 국민은 선택한다. ‘경기지역화폐 관리포털’을 통해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과 정부의 재난지원금 등이 전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지급된 지난 4월부터 ~ 8월까지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공적이전소득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사용한 지역화폐의 월평균 증가율이 ‘26.4%’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지원금 지급 이전(2019년 11월 ~2020년 3월) 월평균 증가율 13.3%보다 거의 2배 가까운 증가율이다. 이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 받아 사용해본 사용자가 자발적 재구매와 지속 사용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사용자인 국민은 사용지역, 사용처 제한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다양한 구매혜택 등이 주어지는 지역화폐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앞으로 지역화폐는 보다 객관적이고 학술적으로 유의미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되길 바라며 무엇보다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바라는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변수와 이론이 사용되거나 인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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