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섬유산업, 내수·수출 동반추락…구조조정 가시화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 2020.09.27 14:29

섬유류 생산 16.7% 감소…수출 18.3% 줄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섬유·패션제품 관련 수출과 내수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섬유업계에 인원감축과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에 따르면 최근 패션기업 F사는 자금난으로 인원을 50% 감축하고 직원임금을 30% 삭감했다. 의류 벤더기업 S사는 수출사업부 2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섬유산업 불황이 원인이다. 올해 1~7월 섬유류 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감소한 70.5로 집계됐다. 소매판매는 17.6% 줄었고, 가동률은 14.8% 감소했다. 출하는 14.4% 줄어든 반면 재고는 4.4%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에서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줄어 의복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더 심각하다. 1~8월 섬유류 수출액은 71억1900만달러(8조3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감소했다. 원사 수출은 33.2% 줄었고, 직물수출은 27.3% 감소했다. 섬유원료 수출도 20.9% 줄었다. 섬유제품 수출이 10.6% 늘었으나 원료와 원사, 직물 수출이 크게 줄어 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글로벌 바이어들의 갑작스런 주문 취소도 한 몫 했다. 미국 백화점 콜스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이 중지되자 국내 의류벤더 9개사(한솔, 세아, 한세, 리무역, 유베스, 삼원, 지지, 풍인)에 대한 주문취소와 대금지불 유예를 통보했다. 다음 생산을 위해 확보해 놓은 원부자재에 대한 비용지불조차 거부해 국내 섬유기업 피해규모는 1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섬유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8% 감소한 54억달러로 전망됐다. 코로나19가 상반기 대비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본격적이 수요 회복은 쉽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국지적인 코로나19 재확산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패션쇼 등 전시회가 취소돼 F/W 시즌(가을, 겨울시즌) 제품주문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코리아패션마켓 시즌2 등을 계기로 대규모 판촉을 추진하고, 국내 원사·원단 기업이 군 피복류 등 공공조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기존 수요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지난 16일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섬유산업을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반발에 막혀 백지화됐다.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 섬유산업을 기안기금 지원대상에 포함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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