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동생 '무죄' 만든 '불가벌적 사후행위' … 항소심서 뒤바뀔까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0.09.27 14:34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학교법인 웅동학원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사진= 뉴스1
검찰이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선 검찰이 핵심쟁점 중 '허위소송'의 무죄 판단 근거인 '불가벌적 사후 행위'를 어떻게 뒤집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위소송' 관련 … "'불가벌적 사후 행위'" vs "법리오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4일 조씨 사건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김미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조씨에게 제기된 7개 혐의 중 6개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주목할 점은 1심 재판부는 조씨의 혐의 중 핵심 쟁점이었던 '허위소송' 관련 무죄 판단 근거로 '불가벌적 사후 행위'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불가벌적 사후행위란 주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면 사후행위는 별도로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원칙이다.

앞서 검찰은 조씨가 웅동학원 채무를 2006년과 2017년 학교를 상대로 허위 소송을 벌여 승소하면서 허위의 양수금 채권을 취득해 웅동학원에 115억 상당 손해를 입혔다며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1심은 2017년 소송은 2006년 소송에 대한 재확인 차원의 소송으로 '사후 행위'에 해당해 따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하면 공소사실에 기재한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불가벌적 사후행위이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항소심서 '불가벌적 사후행위' 뒤집어야 … 쉽지 않아 보여


이는 결국 검찰이 1심에서 판단한 '불가벌적 사후 행위' 관계를 뒤집지 못한다면 공소사실을 아무리 명백하게 증명한다고 해도 항소심에서 허위소송 혐의가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2006년 소송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으므로 2017년 소송에 대한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항소심에선 검찰이 2006년 1차 소송과 2017년 2차 소송이 별개 소송이 아닌 같은 목적에 따라 이뤄진 행위임을 항소심 재판부에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과 2017년 소송이 같은 주된 범죄임을 입증한다면 2017년 소송을 처벌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검찰이 사후행위 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돌파구는 있다. 2017년 소송이 사후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이 소송을 통해 '새로운 법익이 침해'됐다면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2017년 소송으로 만료된 채권이 새로 생겨 새로운 범죄 사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물론 이를 증명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1심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허위 소송으로 인해 웅동학원이 실체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제1공사대금' 채권을 허위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선 검찰이 불가벌적 사후 행위를 뒤집을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웅동학원에 실체적인 피해를 줬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심과 같이 재판이 진행된다면 항소심도 '허위소송' 혐의를 무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항소심에선 '채용비리' 혐의를 두고도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1심은 사무국장이란 지위가 채용업무와 무관하다며 채용비리 관련 혐의 중 배임수재죄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사무국장 직위 역시 채용 업무에 관여할 수 있다며 항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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