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과'에 유시민 "계몽군주"…정세현 "전화위복 계기"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0.09.25 17:01

[the300](종합)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여권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25일 북한이 우리 국민을 피격한 것을 사과한 통지문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지키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원포인트 회담'도 제안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유튜브로 생중계된 노무현재단 주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유감 표명 강조했다는 게 북쪽이 그간에 보여주지 않았던 행태"라며 "김 위원장이 직접 문 대통령을 만나 자세히 설명하고 오해를 풀고싶다는 식으로 다가오면 좋겠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성사시키는 건 북쪽에서 먼저 해도 되는 것"이라며 "꼭 우리만 먼저 움직여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세달 정도는 남북 간 실무적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협력 기반을 닦아놔야 한다. 원포인트라도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통지문에서) 서해에서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 것은 결국 9.19 남북군사합의를 지키겠다고 하는 간접적인 의사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우리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구두로 사정을 설명하고 유감을 표명하고 새롭게 남북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정은의 리더십이 이전 북한의 지도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들어 '계몽군주'로서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유 이사장은 "1인에게 집중돼 있는 권력 시스템에서는 권력자가 계몽군주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 사회가 변한다"며 "변화의 욕구와 인식이 있을거라고 보고 북돋아야지만 변화가 빨라질 수 있고 남북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4·27 판문점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내부적 진통과 저항에 직면했었다는 예시를 들며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결정권은 김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종의 계몽 군주로서의 면모가 있는 것을 우리가 잘 활용해야 하고 미국에서도 그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며 "독재는 틀림없지만 그야말로 철권통치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관리를 잘 하면 대화 상대도 될 수 있고 평화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서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담자들은 북한 지도부의 사과 소식을 반기며 이를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행사 진행 도중 북측의 사과 속보가 전해지자 "(직전에) 사과하라 했는데 말을 잘 듣는구나"라며 "남북관계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하게 유명을 달리한 A씨(피격당한 공무원)와 가족들에게는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며 "이 불씨를 어떻게 살려내느냐. 북한이 이 정도 나왔으면 그 다음은 우리가 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처형, (시신을) 불태우는 건 2018년에 쌓은 모든 것(남북평화 노력)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이번 계기로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 좋은 것은 지난 6월 3일 이후 모든 통신선을 차단시켰는데 오늘 통신이 청와대로 왔다는 건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이번 사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북한의 야만적 행위고 북에서 해당자 처벌같은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이같은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19(COVID-19) 방역과 태풍 수해 복구에 올인하고 있고 대외 관계를 쳐다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 코로나가 들어오는 것에 우려가 굉장히 커졌을 것"이라며 "국경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현장에서 지휘관의 지시에 의해 야만적 피살이 이뤄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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