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김정은에 두갈래 여론…"사과 놀랍다" VS "총쏘고선 말뿐"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0.09.25 16:30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2020.9.9/사진 = 뉴스 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에 의한 한국 공무원의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대중의 반응이 엇갈린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북측에서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북한이 보냈다는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 전문을 발표했다.

공개된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병마 위협으로 신고(어려운 일을 겪다)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과 동포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지문에는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근무 감시와 근무를 강화했다"며 "북남관계에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에 대해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통지문에 '미안하다'며 사과한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우리 공무원에게 총을 쏘고도 관련자 엄벌 등에 대한 언급도 없이 우리 군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대립했다.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의 우현 사진.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2020.9.24/사진 = 뉴스 1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북한이 국경 분쟁에 대해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 '김정은이 직접 사과하다니 놀랍다' '중간 지휘 라인에서 생긴 소통 부재일 것'이라는 댓글이 수천 건의 추천을 받아 '베플'로 선정됐다.


반면 반문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총을 쏴 살해한 뒤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박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막상 중요한 부분에 대한 해명이나 관계자 엄벌을 약속하는 대목은 없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통지문에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귀측(대한민국)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이라고 적었다.

여야도 김 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이전에 있었던 판문점 도끼만행·박왕자씨 희생사건 등과 비교하며 '북한이 변화했다'고 주장했으나, 야권은 '아무 의미 없는 북한의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측의 통지문 내용을 보니 변한 것도 있구나 실감한다"고 밝힌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은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의미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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