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처럼…이번에는 서울이 비틀거리며 수원으로 간다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9.25 14:38

초라해진 K리그 두 명가, 26일 사상 첫 파이널B에서 격돌

초라해진 라이벌 수원삼성과 FC서울, 서울과 수원이 26일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파이널B'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FC서울과 수원삼성에게 2020년은 그야말로 흑역사가 되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 동안 두 팀 모두 그리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진 못했으나 올해처럼 흔들린 적도 없었다. 공교롭게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반 추락하고 있다. 그나마 비난의 화살이 분산될 수 있도록 같이 미끄러지고 있는 것을 서로 고마워해야할 상황이다.

초라해진 두 명가가, 이제는 '슈퍼매치'라는 수식을 쓰기에도 머쓱해진 라이벌전을 갖는다. 올해 마지막 맞대결인데 무대가 '파이널B'다. 스플릿 라운드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소위 '아랫물'에서 두 팀이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과 서울이 오는 26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3라운드이자 파이널라운드 전체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에서 격돌한다. 두 팀 관계자나 팬들 입에서는 '어쩌다 서울과 수원이' '어쩌다 슈퍼매치가'라는 탄식이 나올 그림이다.

정규라운드 22라운드를 마쳤을 때의 전적과 순위가 두 팀의 현실이다. 서울은 7승4무11패 승점 25점으로 7위에 그쳤다. 22라운드 대구와의 경기(0-0 무)에서 승리했다면 파이널 A에서 따뜻한 가을을 보낼 수 있었으나 광주FC(6승7무9패 승점 25)에 다득점(광주 28/서울 19)에서 밀려 쓴잔을 마셨다. 이로써 서울은 11위까지 추락했던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파이널B 수모를 당했다.

수원은 더 심하다. 수원은 5승6무11패 승점 21점으로 11위에 머물고 있다. 일찌감치 그룹B로 분류됐던 수원은 예상대로 아랫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또 A그룹에 들어가지 못했다. 최하위 인천유나이티드(4승6무12패 승점 18)와의 격차는 불과 3점. 이 격차를 벌리지 못한다면 더 아찔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아 옛날이여'를 외칠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데 하필 '슈퍼매치'로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는 수원과 서울이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할 때가 아니다. 만약 남은 5경기에서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강등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철퇴를 맞을 수도 있다. 설마설마 하다가 성남도 제주도 2부로 떨어졌다.

현재의 순위와 승점 상으로는 서울이 유리하지만 공기는 다르다. 서울은 앞서 소개했듯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골을 넣지 못해 B그룹으로 떨어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상대적으로 수원은 A그룹행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강원FC와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건하 감독 체제에서의 첫 승이라 더 고무적이었다.

FC서울은 김호영 감독대행이 물러나 더 뒤숭숭하다.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에는 악재가 겹쳤다. 서울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호영 감독대행이 자진 사임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차기 감독 선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8월1일 성남과의 K리그1 14라운드부터 팀을 이끌어 22라운드까지 총 9경기 동안 4승3무2패의 성적을 거뒀다. 파이널A그룹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는 좋은 평가도 있었는데, 결국은 정식 감독 승격이 아닌 결별로 마무리 됐다.

최대한 빠르게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고는 했으나 현실적으로 수원삼성과의 경기는 또 다른 대행 체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장의 슬픈 우스갯소리로 '대행의 대행'이 지휘봉을 잡는 허탈한 일이 '빅클럽' FC서울에서 발생했다.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 8일 수원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박건하 감독은 닷새 뒤인 13일 서울과의 상암벌 슈퍼매치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부담 가득한 경기였는데, 수원이 1-2로 졌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번에는 서울이 비틀거리면서 수원의 홈으로 가는 형국이 됐다. 기성용도 부상으로 뛰지 못한다.

서울이 희망을 거는 것은 근래 수원과의 경기에서 18경기 연속 무패(10승8패)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수원은 무승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찬스다. 그래서 또 흥미롭다. 여기서 밀리는 팀은 진짜 아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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