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언니와 추석 연휴를 맞아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던 직장인 이모씨(30)는 코로나 재확산 조짐에 이달 초 여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방역을 위해 나라에서 명절 고향 방문도 말리는 마당에 여행은 무슨 여행이냐며 집에서 쉬기로 한 것. 이씨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미루는 사람도 많던데 그래도 가는 사람은 가나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코앞에 다가오며 방역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연휴 기간 국내여행을 준비하는 인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방역을 위해 올해는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주요 여행지에는 여전히 여행인파가 몰리는 조짐을 보인다. 일부의 '여행 일탈'로 코로나가 재창궐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주요 관광지 호텔·리조트 객실은 동난 상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연휴 기간 강원지역 호텔 예약률은 95%에 달한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는 일찌감치 '풀부킹' 됐고, 쏠비치 등 다른 리조트들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평일 1~3만원대에 불과하던 김포~제주행 항공권 가격은 연휴 기간 10만원대로 급등한 지 오래다. 코로나 사태로 미리 계획하기보다 임박해서 여행을 결정하는 트렌드가 확산한 만큼, 여행수요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여행을 포기하고 연휴 내내 '집콕'을 계획한 사람들 사이에서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명절 연휴마다 여행을 즐겼던 이들 상당수가 올해는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여행 전문 조사 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동안 숙박여행 계획 보유율은 9.5%로, 2017년 연휴(28.1%)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등을 거치며 높아진 경각심 때문이다.
이에 지난 5월 황금연휴나 국내여행수요가 절정을 찍었던 8월초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실제 해당 시점 이후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물론 지자체들이 연휴를 방역 분수령으로 보고 긴급히 대응에 나서는 이유다.
제주도는 추석을 특별방역 집중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입도객에 대한 방역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키로 했다. 홍역을 치렀던 게스트하우스 관련 파티도 전면 금지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입도객 중 발열증상자는 의무격리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추후 확진자가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이 확인될 시 방역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한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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