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생각보다 좋았던 만큼 하방위험 커" 파월의 경고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9.25 07:28

[월가시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르게 회복됐다. 그만큼 하방위험도 크다. 후퇴를 막으려면 추가 재정부양책이 필요하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이 같이 경고했다. 그러나 추가 재정부양책이 11월 대선 전에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추가 부양책 재추진에 반등...나스닥 0.4%↑



지난 여름부터 교착 상태를 이어온 제5차 경기부양책 협상은 최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를 계기로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 합의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18일 타계한 긴즈버그는 여성과 성소수자, 유색인종 등 사회적 소수 보호에 앞장서며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이에 민주당은 11월 대선의 승자가 긴즈버그의 후임 연방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인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지명할 경우 그동안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그럭저럭 균형을 이뤄온 연방대법원의 이념 구도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기울 수 있어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에 후임 인선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불복 소송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 미리 연방대법원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 사진=뉴스1

다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그동안 나온 소규모 경기부양책들을 모아 다음주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게 변수다. 총 규모는 2조4000억달러(약 2800조원)로 그동안 백악관과 집권 공화당이 고수해온 금액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추가 부양책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계속해서 대화할 계획"이라며 협상을 나설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는 반등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2.31포인트(0.20%) 오른 2만6815.4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9.67포인트(0.30%) 상승한 3246.5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9.28포인트(0.37%) 뛴 1만672.27에 마감했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MS(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모두 올랐다. 테슬라도 2%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사기 논란에 휩싸인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스파르탄캐피탈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선을 앞두고 시장은 불확실성에 떨고 있다"며 "월말이 다가오면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美 신축 주택 100만채 팔려…14년 만에 최대


미국의 신축 주택 판매가 14년 만에 최대치로 늘어났다는 소식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도시를 벗어나 교외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 건수는 연율 기준 101만건에 달했다.

전월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43% 뛰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90만건(마켓워치 집계)도 크게 웃돌았다.

신규주택 판매가 연율로 100만건을 넘은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신규주택 재고는 전월 3.6개월 치에서 3.3개월 치로 줄었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



美 신규 실업자 일주일새 87만명…예상 깨고 다시 늘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다시 늘었지만 장세를 꺾을 정도의 악재는 아니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9월13일∼19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87만건으로, 전주(86만6000건) 대비 4000건 증가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85만건(마켓워치 집계)을 웃도는 수치다. 전주엔 3만여건 줄었었는데 이번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 연방정부가 전국의 실업자들에게 나눠주던 추가 실업수당은 주당 600달러(약 70만원)에서 7월말 이후 300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가 300달러, 주정부가 100달러씩의 추가 실업수당을 계속 지급토록 했지만 주정부의 100달러는 지역 사정에 따라 없는 곳도 있다. 이 경우 추가 실업수당이 종전의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美 재고 감소에 WTI 1%↑…금값도 반등


미국의 석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8센트(0.95%) 상승한 40.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33분 현재 전날과 같은 41.77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전주보다 160만 배럴 줄며 2주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휘발유 재고도 400만 배럴 감소했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4시3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6% 내린 94.3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전날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금값은 반등했다. 같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5.80달러(0.3%) 상승한 1874.20달러에 거래 중이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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