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전쟁'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냉전 시대 소련과 미국 사이 '우주 전쟁'을 연상시키듯,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란 명칭의 자국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하지만 안정성 논란은 잠들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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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선점한 러시아, 안정성은?━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푸트니크V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고 자찬하면서 "내 딸 중 한 명도 백신 접종을 받았다"며 "백신은 효과적이고 강한 면역력을 형성하며 모든 검증절차를 통과했다"고 자신했다.
미국을 포함한 서구에선 즉각 우려가 제기됐다. 스푸트니크V가 수천명에서 수만명을 상대로 이뤄지는 마지막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뛴 채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안전성 입증보단 '속도전'을 우선시한 결과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임상 전인데도 백신을 배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러시아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 개발 지침을 따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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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는 러시아 "부작용 있으면 배상하겠다"━
22일 스푸트니크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의 최고 책임자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러시아는 자국 백신 구매자에게 모든 위험을 떠맡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에 문제가 있을 경우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한 발 나아가 "신뢰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러시아 백신에 대해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며 "원한다면 국제연합(UN) 직원에게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뒤늦게 스푸트니크V 3상 임상을 진행 중인 러시아는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승인도 예고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벡터 바이올로지 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다음달 15일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이 백신 역시 현재 2상 임상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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