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필요한 건 '마법'?…美대선쟁점된 코로나 백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0.09.26 07:30

[MT리포트]백신이 겨눈 건 코로나 바이러스? 민심? ①

편집자주 | 3200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100만명이 죽음을 맞았는데도 여전히 치료와 예방백신은 미로 속이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백신 개발이 후보자(트럼프-바이든)간 최대 쟁점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백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이러스를 막을 뿐 아니라 민심을 추스르는데도 필수라는 백신 개발을 둘러싼 각국 현황을 뜯어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대선을 한달 남짓 앞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백신의 안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선 전 백신 출시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자들의 백신 개발 속도도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백신 출시 빨리 해야" FDA·CDC와 싸우는 트럼프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르면 내달 중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같은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DA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지침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초안을 지난주 백악관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승인을 막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FDA의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검토 중이며, 이 안은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승인할 수 있지만,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연기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FDA의 행보가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건 정치적 움직임처럼 들린다"면서 "왜냐하면 화이자, 존슨앤존슨, 모더나 같은 훌륭한 회사들은 실험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을 한 후 백신을 들고 나왔다. 내가 말하는 건 왜 이 과정이 길어져야 하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국 트럼프의 의도대로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3일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내년 3월말이나 4월까지 약 7억회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은 4~6월, 늦어도 7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 국민 전체에 백신을 지급하는 시점을 내년 7월, 제한적으로 백신 사용이 가능한건 올 12월이나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백신 접종은 내년 2~3분기가 돼야 한다고 했었다.

이같은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몇시간 뒤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레드필드가 메시지를 혼동한 것 같다. 실수한 것"같다며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가 백신 필요한 이유는...


지난 22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게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발언을 했다. /AFPBBNews=뉴스1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월중 백신을 보급하려 밑어붙이는 것은 대선 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이날 CNBC와 체인지리서치의 합동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1%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백신을 너무 일찍 출시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오히려 상대방이 백신을 정치화한다며 역공을 퍼붓고 있다. 자신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출시가 임박한 백신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막고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FDA를 향해 '정치적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 것이 그렇다. 트럼프은 자신의 백신 계획에 반대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백신 반대주의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기적같은 치료로 단번에 푸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그가 클로로퀸을 홍보한 것이나, 날씨가 따듯해지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공조보다는 백신 자체 개발 경쟁을 펼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내는 이유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세계에 백신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트V'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원하는 국가에겐 얼마든지 나눠주겠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성되면 전세계 공공재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을 지우고, 중국 편향적인 WHO마저 탈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백신의 자체적인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