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 올킬한 '고어텍스의 아버지' 별세…향년 83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0.09.24 11:43

고어사의 로버트 밥 고어(Robert W. Bob Gore) 명예회장이, 지난 17일 별세

로버트 밥 고어 명예회장/사진=고어사
최고급 등산복 섬유인 '고어텍스'를 개발한 고어사의 로버트 밥 고어(Robert W. Bob Gore) 명예회장이 지난 17일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밥 고어는 고어텍스 소재 기술의 시발점이 된 과학적 발견을 이뤄낸 장본인이자 기능성 섬유, 의료 기기, 우주 탐사 및 필터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지난 2018년부터 고어사 명예회장직을 맡았고 재직 기간 중 30년을 고어사 회장으로 활동했다.

밥 고어는 고어사의 공통 창업자인 빌 고어와 비브 고어의 아들로 태어났다. 빌 고어와 비브 고어는 합성 폴리머 PTFE의 잠재력을 믿고 1959년 고어사를 창업했는데, 화학을 전공한 아들 밥 고어가 1969년 새로운 다목적 폴리머 형태인 확장형 PTFE(ePTFE)를 발견하고 7년 뒤 고어텍스 개발에 성공했다.

밥 고어가 발견한 확장형 PTFE는 고어사의 미래를 바꾼 방수·방풍·투습 기능의 고어텍스 소재를 포함해 수천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혁신을 열어준 소재가 됐다. 고어텍스란 테플론계 수지를 가열하여 늘려서 많은 수의 작은 구멍이 생긴 엷은 막이며 이를 나일론 천에 접착한 것이 고어텍스 원단이다.


반응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테플론 수지의 표면에 나 있는 구멍 때문에 고어텍스는 방수와 투습이라는 독특한 기능을 지닌 섬유가 되었다. 방수성과 투습성이라는 상반된 특성 덕분에 수증기 형태의 땀은 배출하되 외부에서 들어오는 수분과 바람은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소재가 탄생한 것이다. 덕분에 고어텍스는 등산복, 전투복과 같은 야외 의류에서 큰 역할을 하는 고급 소재로 부상했다.

계속된 기술 발전과 ePTFE의 응용을 통해 고어사는 폭넓은 산업 부문에 걸쳐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이 소재는 넓은 우주부터 사람 몸 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밥 고어는 기술적 성과를 인정 받아 국립 엔지니어링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06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고어사의 현 CEO 제이슨 필드는 "밥 고어 명예회장은 고어사의 제품은 제품이 지닌 기능과 품질을 오롯이 제공해야 한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고어사가 리더십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품질과 기능성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제품 개발에 대한 통찰력은 고어사의 발전뿐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과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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