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측은 23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한국인으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22일 발표한 100명(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 OF 2020) 명단에 따르면, 정 청장은 '리더'(지도자) 부문, 봉 감독은 '아티스트'(예술인) 부문에 선정됐다.
청와대 측은 이를 의사소통 과정 중 생긴 오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틀 전 타임지 측과 확인한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최종 답변했다"며 "타임지 측이 100인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아 청와대 측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봉 감독이 아티스트 부분에 포함된 것은 청와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봉 감독이 타임지 100인에 선정된 것은 매우 기쁜 소식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청장의 소개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 덕분에)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됐다"고 했다.
이어 "정 청장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주의 원칙 아래 허심탄회하게 대중들과 교류하며 바이러스 퇴치 노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코로나 사태 6개월 전에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 절차 매뉴얼을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봉 감독의 소개글은 그의 작품 '옥자' '설국열차'에 출연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작성했다.
스윈튼은 "(봉 감독은) 올해 새로운 태양처럼 떠오른 영화감독"이라며 "매우 똑똑하고, 매우 숙련되고, 활달하고, 결정력 있고, 매우 낭만적이며,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에도 관심 많고, 매우 원칙적이고 디테일하며, 끝까지 동정심이 있는, 이 모든 것이 그의 영화에 담겨 있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청와대가 성급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한국인 두 명이 타임지 100인에 선정된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누리꾼 lvzs***은 "봉준호 감독이 언제부터 외국인이었냐"며 "청와대가 국적을 바꿔줬다"고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들은 지난 2월 문 대통령 내외가 봉 감독과 영화 '기생충' 출연진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짜파구리 파티'를 열었던 것을 언급하며 "같이 밥도 먹어놓곤 잊어버린 거냐" "홍보에 써먹고 버림당한 것 같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심지어 "정 청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표하는 것밖에 더 있냐" "최근 독감 백신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던데" "고생은 의료진이 다 했다" 등의 도가 지나친 비난 댓글들도 속출했다.
하지만 타임지 100인에 한국인 두 명의 이름이 실린 것 자체를 의미 있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누리꾼 kjy3***은 "정 청장님, 봉 감독님 축하드린다"며 "특히 봉 감독님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관왕에 이어 또 한 번의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누리꾼 chjd***도 "차분하게 항상 같은 톤으로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는 정 청장의 타임지 100인 선정을 축하드린다"며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수고하는 의료진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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