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송과정서 냉장차 문 열어놔━
백신의 경우 생산부터 접종 직전까지 섭씨 2~8℃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신성약품은 일부물량 배달을 A배송업체에 맡기고, A배송업체는 시, 구단위의 지역배송을 B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A 업체는 신성약품으로부터 백신을 받아 지역 거점 물류센터로 이동했고, 이를 B업체의 작은 냉장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송차량 중 일부가 냉장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상자를 땅바닥에 내려놨다.
이 과정에서 신성약품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상자에 백신을 넣어 배송했다는 것도 논란이 됐다. 다만 백신의 경우 냉장차량으로 직접 수송하는 경우에는 아이스박스에 넣지 않아도 된다.
━
업계 "신성약품 대규모 백신 유통 어려웠을 것"━
백신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백신 유통을 오래한 업체들의 경우 하청, 재하청 업체들이 정해져있는데 신성약품은 이번에 국가백신 조달 계약을 따내면서 이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백신 운송은 까다롭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를 할 수 있는 업체들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성약품 측도 배송일정이 빠듯했다고 주장한다. 질병청은 지난 6월30일 올해 독감 백신 유통 입찰을 시작했지만, 단가 문제로 네 차례나 유찰되면서 시간이 지연됐다. 여기에 국가 백신을 조달한 경험이 있던 업체들은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 때문에 업체들은 백신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확약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2순위였던 신성제약이 지난달말쯤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
"백신 저가 입찰 영향…신성약품도 책임져야"━
정부가 제시한 조달 입찰가는 1도즈 당 8790원으로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신성약품은 1도즈당 8620원으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신성약품 측은 이번 사태와 낮은 백신 단가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백신 유통 입찰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었든 신성약품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신업계 관계자는 "입찰이 어떻게 됐든지간에 정해진 기일 안에 문제 없이 배송을 했어야 했다"며 "배송기사 교육 등은 신성약품의 몫"이라고 했다.
질병청은 신성약품의 백신 공급을 중단하고, 유통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에 대해 조사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품질검사와 관계부처 합동조사를 통해 신성약품과의 계약지속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