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의 나라 중국[광화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 2020.09.24 03:40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현지시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19 방역 공로자에 표창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중국공산당중앙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직함은 당-국가-군 순이다. 외국에선 주석이라고 부르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공산당총서기라는 직함이라는 의미다.

중국 공산당은 당(黨), 정(政), 군(軍)을 모두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국기 오성홍기에 그려진 노란별 중 가장 큰 별이 바로 중국공산당을 나타낸다.

중국은 공산당 1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걸 느끼긴 쉽지 않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성격을 보일 때가 많아서일 것이다.

중국인들은 경제관념이나 돈에 대한 인식은 자본주의를 비웃을 정도로 철저하다. 중국이 공산주의를 도입한 것은 100년도 안되지만 자본주의는 5000년 넘게 이어왔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공산당은 조용히 중국을 움직여 왔다. '중국 공산당의 비밀'이란 책의 저자 리처드 맥그리거는 공산당에 대해 "당은 신과 같다. 보이지 않고 접할 수 없지만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런 중국 공산당이 세상을 강력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건 국가가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때다. 얼마 전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공로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 등 코로나19 유공자들이 탑승 차량은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톈안먼 광장 앞을 지나 인민대회당에 들어왔다. 교통이 통제돼 대로에는 한대의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꽃을 든 아이들은 입구 앞에서 '환영! 환영!'이라고 크게 외쳤다. 공로자들은 가슴에 커다란 빨간꽃을 달고 절도있게 나와 지도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개선 장군에게 상을 주는 전승 기념식 분위기였다. 무표정한 사람들, 일사분란한 행동이 주는 어색함과 불편함이 낯설지 않았다. 가끔 뉴스를 통해 보던 북한의 행사와 유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성과는 중국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 제도의 우수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중국의 대국으로서 책임감과 당 전체와 전 국민의 자신감과 자부심, 응집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16일 이후 38일째(9월22일 현재) 본토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드러난 결과만 놓고 보면 중국의 자화자찬이 그럴 듯 하다.

전염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이고 1차원적인 방법이 봉쇄조치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지역을 차단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막는 조치가 시행된다. 사회주의 특유의 강력한 행정력을 이런 조치의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중국에선 5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오면 2명도 잘 모이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 지도부는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우한(武漢)을 봉쇄했는데 만일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한의 수많은 이들은 피해를 입었고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중국 지도부는 성과만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자유를 강조하며 느슨하게 방역조치를 취한 나라들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자 체제의 우월성으로 까지 선전전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공산당의 강력한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중국 방송에선 코로나19 영웅들의 이야기가 매일 흘러나오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도 최근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선전이 치밀하다는 것은 과거부터 정평이 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촉발했다는 미안함은 가장 먼저 이를 극복했다는 자신감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이런 자신감은 중화민족으로서 강한 자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국주의 영화가 인기를 끌고, 인터넷에선 맹목적 애국주의를 분출하는 대표적 누리꾼 집단으로 꼽히는 '샤오펀훙(小粉紅)'이 득세를 하고 있다. 작은 분홍색이라는 뜻의 샤오펀훙은 애국적 광신을 보이는 젊은이들을 뜻한다. '애국주의'의 확산과 함께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는 더욱 굳건해졌다.

최근 중국이 새 역사 교과서에 "문화대혁명이 '과오'였으며 '끔찍한 재난'을 초래했다"는 내용을 넣기로 했다. 외부에서 보기엔 샤오펀훙과 문혁시기의 홍위병(공산당의 청년운동에 가담한 학생)이 닮은꼴 처럼 보인다. 일당독재의 단점은 언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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