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77% 실직했다"…가난한 이에 더 매서운 코로나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0.09.23 10:31
1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쿠투팔롱 난민촌에 로힝야 난민들이 앉아 있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세계 최다 인구 밀도의 방글라데시 내 세계 최대 난민촌인 이곳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가능성에 대비는 하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과 시설 속에서 살아가는 70만 이상의 로힝야 난민 사이에서 코로나19 발생을 막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4명,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2020.04.03./사진=[콕스바자르=AP/뉴시스]

코로나19는 경제적 취약계층에 더 매섭게 몰아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난민협의회(NRC)가 아프카니스탄, 콜롬비아, 이라크 등 14개국 1431명의 난민과 실향민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이들의 77%가 직장을 잃어 수입이 없어졌다.

자연스레 일상 생활에도 막대한 타격이 생겼다. 이들 중 70%는 경제적 어려움로 인해 하루 식사 횟수를 줄여야 했다고 대답했다. 73%도 앞으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 교육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적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외곽의 방 두 개짜리 임시 거주시설에서 15명의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샤이스타 굴은 "식재료 가격이 두 배나 올랐다"며 "아이들에게 밥을 먹기 위해선 매일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NRC는 "코로나19는 난민과 실향민 등 가장 취약한 인구를 경제적 재앙에 놓이게 했다. 이들 가계에 위험한 '하향곡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를 죽이지 못한다면 결국 빈곤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당국은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 난민이 거주하는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로힝야족 난민 중 첫 코로나19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관계자는 71세의 한 난민이 지난 5월 30일 사망한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4월 15일 콕스 바자르의 로힝야 난민촌에서 보호복을 입은 구호단체 의료 종사자가 일하는 모습. 2020.06.02./사진=[콕스바자르=AP/뉴시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UNCTAD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전세계는 질병과 사망에 시달리며 엄청난 고통에 직면했다"며 이로 인해 개발도상국의 9000만~1억2000만명이 절대적 빈곤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은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했다"며 "건강 관련 지출 증가, 세수 감소, 수출 감소, 부채상환 보류 등으로 인해 2조~3조달러(약 2330조~3495조원)의 재정 격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부채를 줄이고자 조기 긴축재정을 선택하고 기업이 공격적 비용절감 전략을 채택한다면, 2022년엔 많은 나라에서 더블딥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며 "경기회복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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