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北언급 안했는데…文대통령은 '종전선언' 호소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 특파원 | 2020.09.23 02:30

[the300]'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靑 "한반도 종전선언 필요한 시점"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9.23.


“평양공동선언은 사실상 종전선언입니다.”

청와대가 2018년 9월19일 남북 정상이 사인한 평양공동선언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사실상’이라고 한건 전쟁 당사국들의 선언적 의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자연스럽게 논의가 뒤로 미뤄졌다.

2년여가 지난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종전선언 얘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한반도 종전선언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통상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이뤄지는데, 평화협정 체결은 법적인 문제가 뒤따라 온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군사정전위원회, 중립국감독위원회 등 정전협정을 구성하는 기구들이 해체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북한과 미국의 수교, 남북 기본협정 등도 진행돼야 한다. 여기서 미국 등 6·25전쟁 참전국들의 참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참여가 중요하다. 미국은 평화협정에 서명하려면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확실한 비핵화를 담보로 정전선언이 이뤄지고, 이후 평화협정으로 가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큰 흐름을 보면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모두 이어진다”며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종전선언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엔총회에서 북한에 대해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4번째로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는데,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3차례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번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중요한 화두로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언급을 피한 것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해도 이날 북한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자칫 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호소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종전선언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북한 이슈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로 보여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문제도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 측면에서 바라보자는 게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다"며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힘을 실어달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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