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조달 초보'였던 그 업체…질병청 "계약지속여부 검토"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0.09.22 17:41

신성약품 위탁받은 배송업체가 기준온도 안 지켜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유통 문제로 전면 중단된 22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정형외과병원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독감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9.22/뉴스1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한 문제를 일으킨 신성약품이 올해 처음으로 국가 독감백신 조달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성약품의 위탁을 받은 일부 배송업체가 냉장차에서 백신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질병청은 전날 오후 백신 국가조달 계약업체인 신성약품이 유통한 백신 500만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중 일부가 유통과정 중 상온에 노출됐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았다.

해당 신고는 신성약품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질병청은 이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전날 밤 11시 국가 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백신 조달 업체는 보관온도 2∼8℃를 유지한 상태에서 백신을 운반해야 한다. 백신이 보관온도 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될 경우 백신 효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백신을 유통할 때 큰 냉장차를 통해 주요 거점지에 이동한 후, 백신을 작은 냉장차로 옮기고 다른 지역에 보낸다. 백신을 작은 냉장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배송업체가 냉장차 문을 열어뒀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정확히 어느정도 물량에 문제가 있는지는 신고 내용과 업체 진술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국가 독감백신 조달 사업에 참여했다. 백신 구매 입찰 2순위 업체였으나, 1순위 업체가 공급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해 신성약품이 올해 조달 계약을 따냈다.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 백신을 조달했던 업체들은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 때문에 업체들은 백신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확약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신성약품은 올해 네 차례 유찰 끝에 다섯번 째만에 낙찰을 받아 독감 백신 유통을 맡았다. 1259만 도즈를 1100억원 정도에 공급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신성약품의 백신 공급을 중단하고, 유통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에 대해 조사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품질검사와 관계부처 합동조사를 통해 신성약품과의 계약지속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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