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페북 대문에 '조폭영화' 사진 "주인공 교화되는 내용이라…"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0.09.22 16:36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부산 한 소년원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계정이 '조폭 영화'의 한 장면을 '대문 사진'으로 사용하고, 입소 학생들이 삼겹살 파티를 벌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려 누리꾼의 비판을 샀다. 이 소년원은 논란이 커지자 사진을 삭제하고 공개 사과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의 한 소년원 페이스북 논란'이라는 글이 게시돼 수만 건의 조회 수와 수백 건의 댓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는 부산 지역의 한 소년원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 등이 담겼다.

이 글의 작성자는 "이 소년원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조폭 영화에서 불법 서클에 가입한 학생들이 몰려다니는 장면이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다"며 "자칫 소년원이 불법을 옹호하는 듯 비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외에도 이 페이스북에는 소년원에 입소한 학생들이 '삼겹살 회식'을 벌이는 사진 등이 게시돼 있다. 문제를 저질러 소년원에 들어갔을 텐데 교화 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페이스북 페이지는 최근까지 영화 '바람'의 한 장면인 주인공 '짱구'(정우 분)가 불법 서클 '몬스터'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메인 사진으로 사용했다. 이 영화에는 여러 폭력 서클들이 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현재 이 소년원 측은 사진을 삭제하고 "사진이 부적절하다는 민원이 있어 변경했다. 페이지 운영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는 글을 올린 상태다.

이 소년원은 페이스북에 2018년 부산고등검찰청 측이 기증한 삼겹살 250인분으로 학생 격려 행사를 벌이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진에는 팔에 문신을 한 입소 학생들이 카메라를 응시한 채 포즈를 취하거나, 고기를 굽는 모습 등이 담겼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교화에 앞장서야 할 소년원이 '삼겹살 회식'을 벌이거나 '조폭 영화'의 한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조폭 영화'나 '삼겹살 회식' 사진 등은 자칫 소년원이 '좋은 장소'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입소 학생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원내 분위기를 억압적으로 만들면 재범 가능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매일 호의호식하는 것도 아니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소년원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영화 '바람'은 처음에는 불량스러웠던 주인공이 나중에 서서히 교화되는 과정을 다룬 영화로, 그 부분을 다루려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는 사진을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삼겹살 회식'과 관련해서도 "최근에도 체육대회나 원 내 행사가 있으면 삼겹살 회식을 하지만, 원 내 환경이 열악한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면회가 제한돼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높다"며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다만 바라보시는 시각에 따라서는 이 사진이 부적절했다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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