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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예능 이어 뉴스에도 '유사 중간광고'━
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TV와 달리 지상파는 1973년 방송법 개정 이후 50년 가까이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종편 시청률 증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 등 미디어 환경 급변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그간 '편법 논란'을 감수하면서 드라마·예능에 PCM을 적용한 배경이다. 연초 방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경우 60분짜리 1회 분량을 3부로 나눠 방송해 PCM을 넣었다. 이날부터 드라마·예능을 넘어 지상파 뉴스까지 PCM이 확대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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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PCM 2016년 2개→올 상반기 86개 "5년만에 43배" ━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지상파 PCM 현황에 따르면, 2016년 2건이던 지상파 4사(KBS MBC SBS EBS)의 PCM 적용 프로그램 수는 2017년 18개, 2018년 29개, 2019년 86개로 폭증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프로그램수에 해당하는 86개에 달했다. 5년 만에 43배 폭증한 것이다.
지상파 PCM 프로그램 광고수익도 크게 늘고 있다. 지상파 4사가 PCM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해 1061억원, 올해 상반기만 680억원에 달했다.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광고수익은 2919억원이다.
한국신문협회는 전날 SBS 뉴스의 PCM 적용과 관련해 비판 성명을 냈다. 신문협회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는 공익성을 지키고 시청자의 시청권을 우선해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규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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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협회 "규제해야" VS SBS "합법 편성, 방송법 저촉안돼"━
SBS가 뉴스 프로그램 PCM 적용을 저울질하던 지난 7월에도 언론개혁시민연대,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문화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들이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PCM은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금지한 방송법을 피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억지로 쪼개 광고를 삽입하는 꼼수"라며 "눈앞의 실적부진을 가리기 위한 단기대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BS는 지상파 PCM은 중간광고와 다른 만큼 방송법의 어떤 법 조항에도 저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종편, 케이블TV에 비해 현저하게 불리한 광고 제도에 묶여 있는 상황이어서 경영난 타개를 위한 합법적인 PCM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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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여부·범위 등 국감서 도마 오를 듯 ━
한상혁 방통위원장도 지난 7월 연임 청문회에서 KBS수신료 인상과 지상파 중간광고 신설 등 해묵은 지상파 관련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동의한다"며 검토 필요성을 인정했다.
다음달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상파들의 편법 중간광고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더라도 시사, 보도프로그램이나 어린이,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공익성 등을 고려해 중간광고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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