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 "시민독재 발언은 실언…높아진 기준에 표현 범위 좁아져"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20.09.20 15:11
웹툰 작가 주호민 /사진=머니투데이DB

'신과 함께', '무한동력' 등 인기 웹툰을 그린 작가 주호민이 최근 웹툰 내용을 시민들이 검열하고 있다면서 '시민 독재'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된 데 대해 사과했다.

주호민은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 영상에서 "'시민 독재'라는 표현은 제가 조절하지 못하고 나온 실언이었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신인) 창작자들의 의욕이 꺾이는 것 같아서 '용기를 갖고 재밌다고 생각하면 그리라'는 생각에서 말했는데 단어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저도 아차 싶었다. 과장된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지난 18일 새벽 트위치에서 진행한 인터넷 방송에서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최근 일부 웹툰들이 여성 혐오나 선정성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여론도 작가의 사회적 책임과 표현의 자유를 놓고 다투자 견해를 밝힌 것이었다.

주호민은 "제가 생각하기에 전쟁 피해자라든지 선천적 질병을 희화화하거나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그리는 것은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어도 그려서는 안 된다"면서도 "다만 대중에 의한 검열은 굉장히 심해졌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라 꽤 오래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주호민은 "몇 년 전에도 한 신인작가가 1화에 일진들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내용을 그렸다가 일진들이 참교육 당하고 갱생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해야 했다"며 "작가가 위축돼서 뒷 내용을 말해버린 것이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시민들의 기준이 점점 더 올라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며 "그러나 점점 더 시민들이 담을 높게 쌓고 있고 (표현의 범위가) 점점 좁아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주호민은 '시민 독재' 발언이 웹툰작가 기안84의 '복학왕'이나 삭의 '헬퍼' 등 최근 논란이 된 작품과 작가를 감싸기 위한 발언 아니었냐는 부인했다. 주호민은 "해당 작가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그들의 만화를 보지 않는다"며 "그것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 분위기에 대한 얘기였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당시 발언이 자신의 정치 성향과도 관계 없다고 해명했다. 주호민은 "(대중의 웹툰 검열이) 정권과 관계 없이 오래 전부터 진행됐던 얘기고 지금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멈춰질 일도 아니다"라며 "어떻게 그렇게 (정치 성향 문제와) 연결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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