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봉쇄보다 거리두기"…느슨해진 거리두기, 추석방역 '불안'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0.09.19 05:00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7일 대전 대덕구 덕암동에 추석명절 고향 방문 자제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0.9.17/뉴스1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크고 작은 새 집단감염 사례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구이동이 많은 추석 연휴를 1주일가량 앞두고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진다.

최근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지난달 27일 441명을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세를 유지하다 이달 3일 195명을 기록한 이래 18일까지 16일째 1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추석 때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이동할 경우 감염 전파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오는 28일~다음달 11일을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한 가운데 이 기간 적용될 구체적인 방역조치를 다음주 발표한다.



방역당국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상황”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8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8.18. ppkjm@newsis.com
방역당국은 현 상황에 대해 ‘언제든지 다시 확산할 수 있는 위험단계’라고 평가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사실상 전국적 전파가 이뤄진 상황이다. 지난번 어느 유행보다도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추선 연휴 위기를 넘기겠다는 각오다. 권 부본부장은 "지금은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수 있는 대규모 유행을 거리두기로 억제하고 있는 형국이다. 느슨해진 거리두기가 폭발적 유행의 빌미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봉쇄조치 이후 방역에 실패한 유럽의 사례를 언급하며 "거리두기 강도를 조절하면서 완전한 봉쇄로 가지 않고 국민참여로 2차 유행을 억누르려고 노력하는 (한국의)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평가했다.

권 부본부장은 추석 연휴 때 고향을 방문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바이러스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올해 추석은 고향에 가지 않고 비대면으로 지내는 것이 진정한 효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점차 느슨해지는 거리두기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충무로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전광판에는 연달아 배차된 열차 정보가 게시되고 있다. 서울시는 집중호우가 지속적으로 예보되고 있어 호우경보 해제시까지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증편 운행한다. 지하철은 출근 및 퇴근 집중배차시간을 평소보다 30분 연장한다. 2020.08.10. chocrystal@newsis.com
문제는 거리두기가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지난 주말 인구 이동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민들이 지쳐가는데 증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12~13일 수도권 이동량은 2883만건으로 직전 주말 5~6일 2661만3000건 보다 8.3% 늘었다. 2주 전인 지난달 29~30일 2504만3000건, 3주 전인 지난달 22~23일 2676만2000건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이동량도 늘었다. 이달 첫 주말인 5~6일 5444만7000건에서 12~13일에는 6111만1000건으로 증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거리두기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됐고 수도권은 강화된 거리두기가 적용됐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과 어려움이 커져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미스터리 확진' 26.8% 연일 최고치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최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직원 6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9일 오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울산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9.09. bbs@newsis.com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의 비율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확진자를 감염시킨 사람이 격리되지 않고 자신의 감염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 ‘조용한 전파’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발생한 확진자 1941명 중 521명(26.8%)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부터 19일 연속 20%를 넘었다. 특히 26.8%는 지난 4월1일 첫 통계가 제공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발생해야 감염경로 등 역학조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의 목표치는 5%다. 현재는 목표치의 5배를 초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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