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작아 공기 떠다닌 플라스틱, 코로 들어와 폐 세포 죽였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0.09.17 10:01

KBSI·전남대 공동연구, 나노플라스틱 표면전하에 의한 폐포세포 영향 실시간 분석

그림1. 미세플라스틱의 표면 전하에 의한 폐 세포 독성 유발 모식도/자료=KBSI
그동안 주로 환경오염 측면에서 주목받던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나노 크기 단위에서 어떤 전기적 성질을 가졌는가에 따라 인체 호흡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광주센터 이성수 박사, 전남대 생물학과 김응삼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호흡으로 흡입된 나노플라스틱 표면의 전기적 특성에 따라 폐 세포가 파괴된다고 17일 밝혔다.

생활에 유용하지만 과도하게 사용되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물리적·화학적 요인으로 직경 5㎛(마이크로미터)이하의 마이크로플라스틱이나, 직경 100㎚(나노미터)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으로 쉽게 소형화된다.

이 중 나노플라스틱은 그 크기가 매우 작아 공기 중에 날아서 흩어지며, 호흡을 통해 폐의 상피세포에 흡수·축적된다.

지금까지 폐포 상피세포에 축적된 나노플라스틱은 여러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폐에 축적된 나노플라스틱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작용해 질환을 일으키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의 호흡 주기와 유사하게 주기적으로 수축·이완되는, 유연한 세포배양 환경을 조성한 폐 모사 조건에서 나노플라스틱에 의한 폐포 상피세포의 형태변화와 파괴과정을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과 레이저 공초점 현미경 등의 장비를 통해 실시간 분석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의 전기적 성질에 따라 폐포 상피세포의 변화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테면 나노플라스틱 표면이 음전하를 띠는 경우, 폐포 상피세포 내에서 한 방향의 규칙적인 섬유 구조를 자라게 해 세포를 신장시키지만 세포자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양전하를 띠는 나노플라스틱은 세포 내에서 불규칙적인 섬유구조를 자라나게 하고 세포 내에 과도한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함으로써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레터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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