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려다' 초등생 형제 참변…돌봄 사각지대 어쩌나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0.09.17 16:10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있는 수도권 학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됨에따라 오는 21일부터 등교수업을 재개한다. /사진=뉴스1

인천에서 초등생 형제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전신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돌봄 사각지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등교가 제한되고 부모없이 아이들이 집에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돌봄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재택근무나 가족돌봄휴가, 근무시간 단축 등 유연한 노동정책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긴급돌봄 지원 등 시스템을 만들어두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별로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교도 못가는데"…아동보호 사각지대가 부른 참변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4층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초등학생인 형제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한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등교가 중지됐고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는 제한적으로 등교를 재개한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가 발생한 이 가정은 2018년과 2019년 그리고 올해 6월까지 3차례 부모가 아이들을 방임한다는 이웃 주민 등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형제의 어머니인 A씨를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인천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인천가정법원에 형제와 어머니를 격리시켜달라고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청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법원은 형제가 1년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돌봄 사각지대 어쩌나…제2, 제3의 사고 막으려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은천초등학교를 방문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례없는 돌봄 공백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은 문을 닫은 반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는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6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아동·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한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일상변화 조사'에 따르면 빈곤취약가정 아이들이 돌봄이나 식사, 공부와 정신건강에서 더 큰 불리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 공백은 재택근무나 가족돌봄휴가, 근무시간 단축 등 유연한 노동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특히 취약계층 가구에 대한 더 적극적인 경제적, 시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난시기에는 취약 가정 아이들에게 더 어려운 상황이 가중된다"며 "공교육이나 공적돌봄 부재에 대한 최우선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나 지역 사회복지센터 단위에서 취약 아동에 대한 보다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팀장은 "긴급돌봄 지원이 있긴하지만 보호자가 신청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라며 "가정마다 정보 접근성이 모두 다르고 인천 화재 사건처럼 아동학대 정황이 있는 가정은 긴급돌봄을 신청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봄 지원 체계를 마련해두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학교 선생님이나 사회복지사가 더 세심하게 학생 개개인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