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물 빠지면 알 것…증시 전문가 "이제는 실적 개선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0.09.14 08:28

[개장전]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다. 특히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이 조정을 겪으며 증시 하락 압력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에는 유의하되 중장기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완화된 만큼 그동안 소외됐던 실적 개선주에도 주목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미국 증시는 상당한 조정을 겪었다. 지난 8~11일 나스닥 지수는 4.1% 하락했고,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은 2.5%, 다우지수는 1.7% 떨어졌다.

애플(-7.4%), 테슬라(-10.9%) 등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조정된 영향이 컸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고평가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태였다. 별다른 악재는 없는 가운데, 최근 조정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최근 기술주 조정에 대해 과거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이 닷컴 버블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기술주 대부분이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하고 있고, 무엇보다 강력한 유동성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어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옵션 만기일인 오는 18일까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의 원인이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대규모 콜옵션 매수에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아직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고 만기일까지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면 만기일에 종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제 밸류에이션에 주목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그 동안 증시를 이끌어온 유동성 증가 속도가 점차 둔화하는 추세고 실물 경기의 반등 속도는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실적이 마무리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들이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유동성이란 물이 빠지게 되면 누가 알몸으로 수영하고 있는지 나타날 시기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증시에서는 9~11월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기업들이 저밸류에이션 또는 고배당 기업보다 높은 주가 수익률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었다. 나스닥은 최근 2주간의 조정 과정에서 EPS(주당순이익) 상향 조정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 부재와 이익추정치 변화의 중요도가 계절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며 "코스피 신고가 경신의 필요 조건인 이익 변화에 대한 시간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주와 배당주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주도주로 군림했던 미국에서 최근 며칠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은 제3의 길에 들어서는 신호가 아닐지 고민해야 한다"며 "최근 6개월 간 상대 성과가 부진했던 가치주 및 배당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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