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다 계획이 있었다?…사퇴 후 시작된 '자민당의 대반전'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9.12 08:00

[MT리포트]‘포스트 아베’ 총리 D-2, 日스가②

편집자주 | 자국 내에서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이 사실상 14일 결정된다. 당원 투표가 아닌 의원 중심의 간소한 선거가 결정되면서 아베 정권의 2인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아베 3기라는 시선 속에 스가만의 색깔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아베 집권기 일본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국으로서는 더욱 대비가 절실하다.

14일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를 거친 디데이(D-day)는 16일(임시국회에서 총리 최종 선출)이다. 이에 맞춰 일본의 정치계가 외모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다만 속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이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현 관방장관은 기존 정책 계승을 내세운다. 대표 얼굴만 바뀌지만 자민당의 인기는 갑자기 치솟아 '조기 총선'설이 돌고, 스가의 장기집권 전망도 나온다.

아베 신조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FP


아베 "물러납니다", 그 뒤엔…


지난달 28일 아베 총리가 건강문제를 이유로 임기 1년을 남기고 총리직 사임을 선언했다. 연속 재임기간 신기록을 세운 지 나흘 만에 나온 깜짝 소식이다. 앞서 그가 병원을 몇 차례 찾으며 건강이상설이 돌기는 했지만 물러날 것으로 보는 시각은 크지 않았다.

사퇴의 공식 이유는 건강이지만 당시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8월 22일 마이니치신문이 한 여론조사에서 연내에 조기 사임하라는 의견은 절반에 가까웠다(49%). 22~23일 교도통신 조사에서 아베 정부(내각) 지지율은 36%로 역대 두 번째 최저였다. 코로나19 대응력 평가가 특히 나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사퇴 선언은 '대반전'의 신호였다. 아베 정부 지지율이 급반등하고 여당인 자민당 지지율도 뛰었다. 아파서 물러난다고 하자 동정심이 커졌고, 8년 가까운 재임 기간의 전체적 실적은 괜찮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달 8일 마이니치신문·사회조사연구센터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부 지지율은 50%였다. 보름 만에 16%포인트 뛰었다. 지지 정당 설문에는 39%가 자민당을 택했다. 이 역시 10%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야당은 별 존재감이 없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 지지율 급등이 "정권 말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상황이 급격히 바뀌면서 일본에는 조기 총선설이 돌고 있다.

9월7일 공개된 일본 JNN(TBS 계열) 여론조사 결과. 아베 정부 지지율이 62.4%로 한 달 전보다 27.0%포인트 상승했다.


'아베 시즌2'? 스가 신임 총리 장기집권 할까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아베 총리의 사임 선언 직전에 나온 기사에서 "총리 의중에 있는 사람은 스가"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책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본 점, 현직 장관으로서 조직 장악력에 강점, 일단 1년 임시총리라 부담이 적다는 점 등이 스가 장관에 유리했다.

다음 관심은 "아베 정책 계승"을 내세운 스가가 1년만 총리를 맡을지 더할지이다. 변수는 당내 투표 결과, 코로나19 상황 등이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10일 다음달(10월)에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는 중의원 해산 권한이 있다.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니 도박일 수 있지만, 압도적인 자민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을 장악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진=AFP

아사히신문은 9일 기사에서 이미 스가 장관의 정권이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차기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를 뽑는 선거(14일)는 당내 의원(394표)과 지자체(도·도·부·현) 대표(141표)가 참여하는데, 이미 당내 의원 80%가량이 스가 장관을 지지해 당선이 된 셈이기 때문이다.

스가가 총리가 된 후에는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 자민당 간부급 한 명은 아사히에 조기 총선을 열어 이길 경우 "스가 1강 체제에 가까워진다"고 당내 상황을 분석했다. 장기집권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스가 장관은 일단 "코로나19 대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면서 중의원 해산설에서 한발 뺐다. 하지만 이는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그는 도쿄도의회를 찾아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당내 의원들의 분위기와 달리 당원 전체에서는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인기가 상당한데, 도도부현 대표로부터도 지지를 받아 압승을 하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장관이 당선 후 코로나19, 여론 상황을 보며 중의원 해산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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