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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물러납니다", 그 뒤엔… ━
사퇴의 공식 이유는 건강이지만 당시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8월 22일 마이니치신문이 한 여론조사에서 연내에 조기 사임하라는 의견은 절반에 가까웠다(49%). 22~23일 교도통신 조사에서 아베 정부(내각) 지지율은 36%로 역대 두 번째 최저였다. 코로나19 대응력 평가가 특히 나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사퇴 선언은 '대반전'의 신호였다. 아베 정부 지지율이 급반등하고 여당인 자민당 지지율도 뛰었다. 아파서 물러난다고 하자 동정심이 커졌고, 8년 가까운 재임 기간의 전체적 실적은 괜찮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달 8일 마이니치신문·사회조사연구센터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부 지지율은 50%였다. 보름 만에 16%포인트 뛰었다. 지지 정당 설문에는 39%가 자민당을 택했다. 이 역시 10%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야당은 별 존재감이 없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 지지율 급등이 "정권 말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상황이 급격히 바뀌면서 일본에는 조기 총선설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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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시즌2'? 스가 신임 총리 장기집권 할까━
다음 관심은 "아베 정책 계승"을 내세운 스가가 1년만 총리를 맡을지 더할지이다. 변수는 당내 투표 결과, 코로나19 상황 등이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10일 다음달(10월)에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는 중의원 해산 권한이 있다.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니 도박일 수 있지만, 압도적인 자민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을 장악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 기사에서 이미 스가 장관의 정권이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차기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를 뽑는 선거(14일)는 당내 의원(394표)과 지자체(도·도·부·현) 대표(141표)가 참여하는데, 이미 당내 의원 80%가량이 스가 장관을 지지해 당선이 된 셈이기 때문이다.
스가가 총리가 된 후에는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 자민당 간부급 한 명은 아사히에 조기 총선을 열어 이길 경우 "스가 1강 체제에 가까워진다"고 당내 상황을 분석했다. 장기집권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스가 장관은 일단 "코로나19 대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면서 중의원 해산설에서 한발 뺐다. 하지만 이는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그는 도쿄도의회를 찾아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당내 의원들의 분위기와 달리 당원 전체에서는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인기가 상당한데, 도도부현 대표로부터도 지지를 받아 압승을 하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장관이 당선 후 코로나19, 여론 상황을 보며 중의원 해산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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