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잇단 하향조정 "V자 반등은 없다"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20.09.11 14:20

[소프트 랜딩]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부진과 수출경기 침체

편집자주 |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한국경제의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이른바 K-방역의 힘으로 잦아들 것만 같았던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하면서 하반기 반등의 기대를 걸었던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난 7월만 해도 정부는 3차례의 추경과 전국민 1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으로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8월 코로나19 재확산과 잇따른 수해까지 겹치면서 플러스 성장에 대한 기대는 이미 물 건너간 셈이 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하반기 첫 경기지표인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회복세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전월대비-6.0% 감소세로 돌아섰고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2.2%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과 신용평가사들도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최근 들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2%에서 -1.3%로 1.1%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지난 2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1%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한은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과 수출 부진의 충격을 반영해 5월 전망보고서에서 -0.2%로 성장률을 대폭 낮춰 잡았다. 당시 한은은 상반기 -0.5%, 하반기 0.1%의 전망치를 제시했는데 하반기 들어서는 민간소비와 상품수출의 부진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한국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내놓은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지난 5월에 전망한 0.1%보다 무려 1.9%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은은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에 비해서는 조금 개선되겠지만, 그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며 최근 코로나19의 국내 재확산으로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제약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출 역시나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부진세가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감염병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개선 추세는 완만할 것으로 봤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 에 내놓은 전망치인 0.2%보다 1.3%포인트 낮은 -1.1%로 대폭 하향 조정을 했다. 이번 KDI의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민간소비와 수출 부진을 주된 원인으로 제시됐다. KDI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소비경기가 위축된 데다 경기부진으로 소득까지 하락해 민간소비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역시 상반기 큰 폭으로 위축됐다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도가 더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KDI는 이번 전망이 9월에 코로나19가 잦아들고 4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이하로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제시한 것으로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경제성장률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최근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지난 8일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한 피치(Fitch)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3~4분기 말까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피치는 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의 경기침체 정도가 대부분의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덜하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피치는 최근 신규 확진자 증가에도 한국은 경제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고 방역에 성공했으며 1분기 부진했던 소비지출은 회복되기 시작했고, 투자는 건설과 설비투자에서 제한적인 감소세만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 무디스(Moody's)는 세계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치인 -0.5%보다 0.3%포인트 낮춘 -0.8%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전망치 하향조정의 이유로 전염병 억제가 어려워지면서 경제 회복이 미약한 수준이 될 것이며,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극도로 허약하고, 대유행병에 대한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다만 무디스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우 2분기 경제 위축 양상이 상반기 쪽에 집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에는 경제 상황이 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대로 올해 한국 경제의 ‘역성장’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경제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0%정도로 지난 상반기 성장률이 -0.7%임을 감안하면 하반기 한국 경제는'반등의 여지가 없이 ‘L’자형 흐름을 나타날 것임을 시사한다. 즉 'V자'형 경기 회복은 물 건너간 셈이다. 정부도 이런 위기감을 인식하고 하반기 사상 두번째로 4차 추경까지 추진하면서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4차 추경이라도 신속히 추진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내년에는 극적인 반등을 꾀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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