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삼겹살만 먹으면 살이 빠질까?[머투맨]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이동우 기자, 김소영 기자, 조동휘 기자 | 2020.09.13 08:02

머터뷰│일주일 간의 다이어트 기록, 29만 유튜버 '일주어터'

편집자주 | 유튜브, 정보는 많은데 찾기가 힘들다. 이리 저리 치인 이들을 위해 8년차 기자 '머투맨'이 나섰다. 머투맨이 취재로 확인한 알짜배기 채널, 카테고리별로 쏙쏙 집어가세요!


※일주어터 인터뷰 2탄 영상은 유튜브 채널 '머투맨 the 유튜브 가이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삼겹살만 먹으면 살이 빠질까?'

왕년에 유명했던 교육·오락 프로그램 '호기심 천국'에 나올 법한 질문을 다이어트에 적용한 이가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 수만큼이나 많을 각종 다이어트 방법을 매주 다르게 소화해내는 유튜버 '일주어터' 김주연씨(28)다.

김씨는 일주일과 다이어터의 합성어인 '일주어터'라는 채널명에 걸맞게 딱 일주일 동안 다이어트를 한다. 닭가슴살, 샌드위치, 삼겹살 등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방법부터 인터넷상 유명한 운동법을 따라하는 방법까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다이어트법을 실천해 그 결과를 체중계 위 숫자로 보여준다. 그렇게 1년에 걸쳐 18kg을 감량했다.

'웃찾사', '코미디빅리그'에 출연한 개그우먼 출신답게 일주어터 채널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기대되는 매주 다른 오프닝과 이제 그의 시그니처 아이템이 된 돼지 머리띠, 가끔 등장해 호탕한 웃음을 보이는 그의 가족들까지. 김씨는 솔직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채널 시작 1년 만에 29만5000명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쾌한 다이어터 김주연씨를 유튜브가이드 머투맨이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됐다.



내가 남들보다 튀는 것? 몸무게!


/사진=유튜브 채널 '일주어터'

-일주일마다 다이어트를 새롭게 도전하는 신선한 콘셉트다. 어떻게 기획했나.
▶유튜브를 하고 싶다 생각했다면 제일 고민되는 게 콘텐츠다. 요즘엔 튀어야 사람들이 본다. 내가 남들보다 튀는 게 뭐가 있을까 했는데 몸무게, 살찐 거였다. 시장조사를 위해 유튜브에 다이어트를 검색했다. 제 기준에 마른 여성들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하는 다이어트 영상이 많았다. 이건 내가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지속적 다이어트는 못할 거 같아 일주일로 정했다.

-현재 구독자 수 30만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늘었나.
▶작년 9월에 유튜브를 시작해 올해 1월까지는 구독자가 500명이었다. 새해 소망으로 다이어리에 '올해는 3500명 넘겨야지'라고 적었다. 그런데 설날에 갑자기 하루 3000~4000명씩 늘었다. 유튜브 이용자들이 설날에 다이어트 검색을 많이 했나 보다. 구독자 88퍼센트가 여성이다. 아무래도 내 나이 또래인 20대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생길 텐데, 언제 위기가 오나.
▶음료수를 정말 좋아한다. 음료수 중에서도 딸기라떼를 너무 좋아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3500원짜리 딸기라떼가 너무 먹고 싶다. 밥 먹고 나서도 물보다 음료수에 대한 갈증이 크다.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한 적은 없다. 도전에 실패하면 그 편을 아예 통째로 날리고, 미리 찍어둔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한다. '죄송하다. 이번엔 망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일주일씩 다이어트를 한지 1년이 됐다. 다이어트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생겼을 것 같은데.

▶유튜브를 하고 확실히 제 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몸무게를 재니까 다르더라. 몸무게는 중요하지 않다고들 하지만, 저같이 전문가가 아닌 사람한텐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지표가 몸무게다. 다이어트 할 땐 물론 힘들지만 내 몸에 신경을 쓰니 예전보다 삶이 활기차다.



'웃찾사', '코미디빅리그' 넘어 29만 유튜버 '일주어터'로


/사진=유튜브 채널 '일주어터'

-유튜브 전 개그우먼으로 활동했다. 왜 그만두게 됐나.
▶'웃찾사'로 데뷔했다. 당시 '레전드 매치'라고 서바이벌 형식으로 해서 꼴등을 하면 떨어뜨렸다. 신인이 서기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거기서 9주를 꽉 채웠지만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이후 '코미디빅리그' 감독님이 좋게 봐줘서 넘어가 3개월을 버텼다. 그런데 워낙 프로 개그맨들이 하다 보니 더 힘들더라. 능력이 없는데 감독님 덕에 들어갔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졌다. 뛰어난 선배들 사이 독하게 살아남으려고 했어야 했는데 제 스스로 가시방석이었다.

-개그 활동 이후 유튜버가 됐다. 계기가 있었나.
▶사실 개그와 유튜브 사이 직장을 6개월 정도 다녔다. 정규직 삶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신발 회사 마케팅팀에서 유튜버와 SNS 인플루언서에 협찬을 의뢰하는 업무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매력있는 유튜버를 연예인처럼 좋아해주더라. 신선했다. 개인도 성장해 연예인처럼 영향력을 주는구나, 그럼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올해 5월까지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가게가 문을 닫아 지금은 유튜브만 하고 있다. 한 10시 정도에 기상해 고양이와 놀아준다. 고양이는 아침과 저녁, 하루 2번 놀아줘야 한다. 다이어트 안 하는 날은 개그하는 오빠들 만나 오프닝에 쓸 악기들 아이디어를 모은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도 심해서 그냥 집에 있는다. 최근엔 카페를 차리고 싶어 방 구하는 사이트에서 상가 올라온 것들 좀 보고 있다. 한 2000만원 정도 모았는데 그걸론 턱도 없더라.



누워서 '배고파요' 하는 영상, 좋아해줘 감사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머투맨과 일주어터 인터뷰 현장. /사진=조동휘 인턴기자

-최근 광고 논란 관련해 사과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뒷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영상에서 협찬이라고 밝힌 것을) 광고라고 얘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뒷광고에 대한 (사회적)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 나도 말이 정리가 안 된 상태로 라이브를 켰다. 그때 5000명 정도 들어왔는데 빠르게 올라가는 댓글 사이 보이는 것마다 '뒷광고에요?'였다. 멘탈이 나가더라. 차라리 얘기를 정리해 영상으로 올릴 걸 후회가 됐다. 지원받아 제작됐는지, 내 돈으로 산 것처럼 속였는지가 핵심인데 그 차이를 몰랐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유튜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였나.
▶댓글과 디엠으로 '우울했는데 내 웃음소리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별거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좋다. 엄마뻘 어른들이 날 귀여워하고 재미있다고 하는 댓글도 너무 좋다. 솔직히 제 영상은 누워서 '배고파요' 하는 게 다인데 어머니들이 재미있다고 해줘 감사하고 뿌듯하다.

-팬들과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나.
▶만나면 제가 음식을 사드리려고 적금을 들어놨다. 다음주가 만기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만날 수가 없지만, 엠티 같은 걸 함께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제가 술게임을 좋아한다. 술을 잘 못 마셔서 술게임을 굉장히 잘 한다. 지면 마셔야 하니까. 혹시 엠티를 가면 팬들과 술게임 하고 싶다.

-머니투데이 독자와 머투맨 구독자를 위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3개를 추천해달라.
▶제일 많이 보는 건 '애니멀봐'라고 SBS 동물농장에서 하는 채널이다. 다이어트 할 때마다 '입짧은햇님' 라이브 영상을 많이 본다. 사실 MCN 생각이 전혀 없는데 CJ 미팅할 땐 햇님님 때문에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같은 회사면 지나가다 한 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쓰리콤보'라고 개그맨 오빠들이 하는 채널도 추천한다. 남을 웃기기 위해 열심히 사는 오빠들이다. 많이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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