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인질된 느낌"…출국금지 당한 호주기자들의 中탈출기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9.09 05:09
최근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호주 기자 2명이 중국을 빠져나왔다. 이번 일은 지난달 호주 국적의 중국 방송사 앵커가 구금된 일의 연장선에 있다.

빌 버틀스 ABC방송 베이징 특파원이 8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AFP통신(호주 ABC방송 제공)
8일 호주ABC방송과 로이터통신은 이날 새벽 빌 버틀스, 마이클 스미스 기자가 호주 시드니에 비행기로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ABC 소속 버틀스(베이징 특파원)는 공항에서 "회오리바람 같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일주일 이들이 겪은 일을 말한 것이다.

ABC에 따르면 지난주 초 현지 호주 외교관은 버틀스 기자에게 중국을 떠날 것을 권고했다. 이후 그는 3일 호주행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전날 밤 중국 경찰들이 그의 집에 들이닥쳐 그가 출국금지 상태이며 국가안보사건 관련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파이낸셜리뷰 소속 마이클 스미스(상하이 특파원) 기자 역시 현지 경찰로부터 마찬가지 경고를 들었다.

이들은 이후 각각 현지의 호주 공관에 피신해 있었다. 중국과 호주 당국은 두 기자가 중국당국과의 조사에 협조하고 대신 출국금지를 푸는 데 합의하고, 6일 호주 대사가 동석한 채 중국 측과 인터뷰를 가졌다.


버틀스와 스미스 기자는 지난달 중순 구금된 것으로 전해진 호주인인 청 레이 CGTN 앵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버틀스는 "청 레이 앵커와 알긴 하지만 특별히 잘 아는 건 아니고, 스미스는 그와 한 번만 만난 사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하루 뒤인 7일 상하이에서 출발해 8일 새벽 호주에 도착했다. 버틀스 기자는 자사인 ABC에 "외교 싸움에 휘말린 인질같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언급했다.

호주와 중국은 지난 4월 호주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주도적으로 요구한 뒤 관계가 급속 악화 중이다.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보리에 대한 무역 보복, 호주여행 및 유학 자제령에 이어 와인 반덤핑 조사 카드를 꺼냈다.

지난달 31일에는 청 레이 앵커가 8월 중순부터 구금된 사실이 호주 정부를 통해 확인됐다. 다만 구금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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