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특히 ‘착한 투자’로 알려진 ESG 펀드가 우수한 성과까지 거두면서 눈길이 쏠린다.
다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는 미미한 수준이라 세제혜택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ESG펀드의 일종인 SRI(사회책임투자)펀드 42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4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1.23%)을 웃도는 수치다. 6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을 놓고 봐도 SRI펀드는 22.71%, 14.10%로, 모두 국내주식형펀드(21.55%·13.27%)를 앞질렀다.
수익률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설정액이다. 연초 이후 SRI펀드에는 982억원이 유입됐다. 현재 42개 펀드 전체의 설정액(4163억원)과 비교하면 설정액 전체의 1/4 정도가 올해 유입된 셈이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13조7775억원이, 채권형펀드에서는 1조6857억원이 빠져나갔다.
1년 수익률 기준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C-W’이 50.38%로 가장 높았다. ‘우리G액티브SRI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A’(39.49%), ‘코레이트주주성장타겟증권투자신탁[주식]_C-F’(35.10%), ‘KTB ESG1등주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CF’(32.09%)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ESG펀드의 성장세는 훨씬 가파르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ESG펀드에는 711억달러(약 84조원)가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글로벌 펀드 규모는 사상 처음 1조달러(약 1187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변동성이 커지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ESG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투자위험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며 ESG펀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졌다”며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해 기업의 리스크를 판단해 투자 의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ESG 펀드와 수익성 사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했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모닝스타가 4900여개의 유럽 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년 이상 생존한 지속가능 펀드의 58.8%가 동일 분류의 비지속가능펀드와 비교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또 지속가능펀드의 10년간 생존율은 72%로, 비지속가능펀드(45.9%)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악화된 지난 1분기에는 글로벌 대형 성장주를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에서 지속가능 펀드가 비지속가능 펀드에 비해 0.09~1.83%가량 초과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수혜도 예상된다. ‘한국판 뉴딜’ 정책은 그린 뉴딜(친환경)을 큰 축으로 한다. 그러나 아직 국내 ESG펀드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미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SG펀드의 97% 이상이 일반 공모가 아닌 연기금·공제회를 통해 투자되고 있다.
윤 본부장은 “ESG펀드의 국내 성과는 아직 크지 않은 데다, 장기 투자이다 보니 개인이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들이 관심을 높이려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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