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관광수입은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1억1400만 달러를 벌어들인 2003년 2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
사스 이후 코로나 쓰나미타격은 올해가 훨씬 강해
━
2003년 저점을 찍은 뒤 관광수지는 거듭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 △동일본대지진(201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2017) △NO재팬(2019~) 등 외생변수에 취약한 여행산업을 덮친 악재가 적지 않았음에도 지속 관광수입이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제·정치·재해 이슈는 버텨냈어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감염병 리스크에 재차 고꾸라진 것이다.
문제는 업계 전후 맥락을 고려한 파급효과를 따져보면 사스 당시보다 올해가 훨씬 심각하단 것이다. 2003년은 '해외여행'이란 개념이 갓 정립된 시기로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다. 실제 2001~2006년 우리나라 연 관광수입은 60억 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사스 여파도 다소 제한적이었다. 2003년 총 관광수입은 53억39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막대한 타격은 아닌 셈이다.
관광시장 자체가 20여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총 관광수입이 215억 달러를 돌파, 한 분기에 2003년 한 해 관광수입을 벌어들일 만큼 성장했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며, 관련 사업들도 다각화됐고 종사자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여년 전과 비슷한 수입에 그칠 정도로 업황이 어려워지니 불황을 체감하는 정도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
대형여행사도 쓰러지기 일보직전여행人, "갈 곳이 없다"
━
대형 홀세일(도매) 여행사들도 버티지 못하고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이들이 내놓는 상품을 취급하는 영세 소매 여행사(대리점)들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 여행사는 2만1617개로 지난해와 비교해 600여개가 줄었다. 한 분기에 400개가 넘는 여행사가 사라진 적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가 내년까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고용 한파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여행업계 전반이 유·무급휴직으로 '올스톱'된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면 대규모 실업 쓰나미가 올 수도 있다. 현재 무급휴직에 들어간 여행업계 직원들은 남몰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취업을 알아보고 있지만 국내 산업 전반이 위기에 몰리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