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지노 업체들이 역대급 '실적쇼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인·아웃바운드 여행수요가 끊긴 데다, 잠잠해지나 싶었던 국내 코로나 상황까지 2차 확산으로 번지는 등 줄줄이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외인 카지노 양대산맥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모두 적자 행진이다. 파라다이스는 2분기에만 4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만 264억원을 기록했던 GKL은 올해 간신히 232억원의 매출액을 내는데 그쳤다. 적자만 321억원이다.
매출 근간이 되는 방한 외국인 여행객이 전년 대비 95%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GKL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강북·부산 세븐럭 사업장을 찾은 방문객은 5만8200여명 수준으로, 전년(46만9687명) 대비 87.5% 감소했다. 사실상 국내 거주 외국인만 간간히 들르는 수준인데, 이마저도 최근 들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감소세다.
이에 따라 각 사는 일찌감치 비상경영조치를 가동 중이다. GKL은 지난 5월 경영안정화를 위해 매출과 인력운영 계획, 예산절감 방안 등을 수립키로 했고, 파라다이스는 지난 7월 임원 20% 퇴진 및 직원 유·무급휴직 확대, 파라다이스시티 희망퇴직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업종 특성 상 코로나19로 피해는 큰 데 반해 내놓는 고육책은 그리 신통치 않다. GKL과 강원랜드의 경우 주요 주주가 정부기관으로 구성된 공기업이라 정부 지침을 앞장서 따라야 했고, 유흥업종으로 분류돼 영업활동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 고용지원금도 받지 못해 인건비 절감 등 비용통제도 불가능했다.
결국 업황을 흔드는 외생변수인 코로나19가 해소가 선결과제인데, 오히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재차 확산하며 우려가 커진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확진자까지 발생하며 속을 태운다.
이처럼 악재가 지속되며 한국마사회 비상경영 여파가 카지노업체에도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번진다. 마사회는 전날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진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마저 중단키로 했는데, 같은 공기업이면서 사행산업을 영위하는 GKL과 강원랜드도 비슷한 결단을 내려야할 수 있단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플레이어와 딜러가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카지노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에서 원격 베팅 카지노를 허용하는 등 비대면 게임이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며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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