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강남아파트 잇단 집단감염…"아파트도 불안해"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0.09.02 12:29

(상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 2020.08.26. chocrystal@newsis.com

서울 강남·구로의 아파트 단지에서 코로나19(COVID-19) 깜깜이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등 아파트 내 특정 시설이 감염 경로 역할을 했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만만찮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 아파트 거주자 비율이 50%를 넘을 만큼 아파트가 많이 보급돼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에서 경비원‧지역민 등 6명이 또 다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줄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감염 사태는 초기 확진자들이 서로 다른 동에 있어 수직으로 같은 호수 라인에서 감염자들이 나온 구로구 아파트 사례완 다르다. 하지만 누구로부터 최초 감염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선 구로구 아파트처럼 깜깜이 감염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초기엔 거기에서 근무하시는 경비원과 지역주민하고 각각 다른 동에서 시작됐다"며 "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아파트와 관련해 1명이 지난달 28일 최초 확진된 이후 31일 2명, 이달 1일 3명이 추가 확진됐다.

지난달 구로구 아파트에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같은 호수라인에서 발생해 12명이 확진됐다. 그 중 한 명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금천구 육류가공업체에서도 동료 직원 등 23명이 확진됐다.

특히 구로구 아파트는 수직으로 동일 호수라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결과 배기구를 통한 에어로졸(공기중 미세입자)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로구 보건소가 확진자 발생 수직 호수라인에 위치한 전 가구에 있는 화장실 배기구를 임시 폐쇄하는 사태까지 불거졌다. 구로구 아파트 주민 A씨는 머니투데이에 "비흡연자인데도 집 화장실에 마치 내가 핀 것처럼 담배 냄새가 스며들어 배기구를 테이프로 막아뒀다"고 말했다.

1988년 준공 당시 이 아파트의 화장실엔 악취 등을 배출하기 위해 수평의 금속틀들에 둘러 쌓인 배기구가 설치됐다. 건설기술 업계는 배기가 원활히 되지 않을 경우 공기가 역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파트 배기구 등에 대한 14건의 검체검사 결과 바이러스는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이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심층 역학조사 목적의 설문조사 계획도 세웠다.

국토교통부가 6월 2일 공개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유형 중 아파트 비율이 50.1%로 전년(49.2%) 대비 0.9%포인트 높아졌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기준으로도 아파트 비율은 50.7%(2018년 49.9%)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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