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공모주 투자열풍이다. 지난 7월 청약증거금 기준 약 31조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청약에도 50조원 안팎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알짜 공모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시중 유동자금이 블랙홀처럼 모여든다. 하지만 '고수들의 영역'이라 불리는 공모주 투자에 신규투자자들도 상당수 뛰어들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잖다.
상대적으로 기업정보가 적은 공모주 특성상 기대감만으로 치솟던 주가가 상장 이후 며칠만에 꺾이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매도시점을 놓칠 경우 큰 손해를 볼 위험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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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절반이상, 상장 첫날보다 주가 떨어져━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61개 공모주 가운데 절반 이상(34개)이 상장일 종가 대비 지난달 31일 기준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하락률은 -22.9%나 됐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캐리소프트는 공모가 9000원에 상장돼 당일 종가 1만385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54%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주가는 곧 곤두박질 쳤고 지난달 31일 주가는 4880원까지 떨어졌다. 상장일 종가 대비 주가가 64%나 하락한 것이다.
공모가보다 최근 주가가 낮은 종목도 16개(전체의 26.2%)나 됐다.
코로나 영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까.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상장한 25개 종목으로 추려봐도 절반 이상(14개)이 상장일 종가대비 주가가 평균 20.6%나 하락했다.
지난 7월1일 상장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경우 공모가(6800원) 대비 상장일 종가(1만6050원)가 136%나 폭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걸었다. 지난달 31일 종가는 7850원으로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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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만 살아남았다…'따상은 환상?'━
공모주 투자자들의 꿈인 '따상'주들은 어떤 결과를 보였을까. 따상은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당일 상한가를 기록해 하루만에 160%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따상을 기록한 종목은 △메탈라이프 △에이프로 △엘이티 △SK바이오팜 4개다. 이중 SK바이오팜만이 최근까지 따상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종목들은 두자릿수 손실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 흥행 이후 상장한 에이프로는 소재·부품·장비 패스트트랙을 통해 상장을 추진하며 또 한 번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받았던 종목이다. 공모가(2만1600원)가 상장 당일 5만6100원까지 뛰면서 한동안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장중 6만2900원까지 찍던 주가는 4만8050원까지 떨어지며 40%에 가까운 등락률을 보였고 최근까지도 5만원대로 주가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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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어려운 매도타이밍━
통상 공모청약에 들어갈 경우 상장 이후 빠른 시간내에 매도해 수익을 실현한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의무보호예수를 확약하지 않은 기관 또는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종목보다 주가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순식간에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따상을 기록한 이후에도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가 단숨에 치솟은 전례가 있다. 이를 기대하고 매도시점을 놓칠 경우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장기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막연한 공모주 환상에 젖어선 안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승장에서 공모주에 대한 투자열풍이 불고 있지만 공모주 투자는 생각보다 어려운 영역"이라며 "반드시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낼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수요예측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는 등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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