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의사 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는 글과 함께 카드뉴스 형식으로 10장 분량의 자료를 올렸다.
연구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지 형식을 빌려 '2020학년도 의료정책고사 문제지 공공의대 영역 무대뽀형'이라고 명시한 뒤 문제 4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덧붙였다.
먼저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라는 첫 번째 질문에 'ⓐ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 ⓑ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 등 선택지를 제시했다.
또 '만약 두 학생 중 나중에 의사가 되어 각각 다른 진단을 여러분께 내렸다면 다음 중 누구의 의견을 따르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 ⓑ 시민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 중 고르도록 했다.
세 번째 문제에서는 '만약 여러분의 가족이 위급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두 의사 중 누가 수술을 해주길 원하십니까?'라고 물은 뒤 'ⓐ 환자가 많은 의대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접하며 수련한 의사, ⓑ 인프사라 갖춰지지 않은 지방의 공공의대에서 수술은 거의 접하지 못한 의사'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폐암 말기로 당장 치료제가 필요한 생명이 위독한 A씨, 생리통 한약을 지어먹으려는 B씨, 둘 중 건강보험 적용은 누구에게 되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선택지 'ⓐ 면역항암제가 필요한 폐암 말기환자 A씨, ⓑ 한약이 필요한 B씨'를 내놨다.
이 문항들은 현재 의료계가 '4대악'으로 규정한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 등을 비판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엘리트주의'라는 반발을 사며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여론전을 할 거면 알량한 엘리트주의부터 버려라"며 "사람들은 의사 수능 성적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료시설 부족, 열악한 의료계 노동환경, 비정상적 수가 시스템 등 계급담론 밖에서 정부를 비판할 부분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자꾸 전선을 이상한 데 치냐"고 덧붙였다.
누리꾼 B씨는 "학교 다닐 때 전교 1등 한 걸로 몇십 년을 우려 먹을 건지"라며 "전교 1등 따위보다 의사가 되고 싶어 의학에 매진한 사람이 환자 입장에선 소중하다"고 했다. 누리꾼 C씨도 "추천제로 의대를 보낸다는 건 가짜뉴스"라며 "누가 됐든 지방은 환자 곁을 지켜줄 의사가 필요하다. 학창 시절 성적이 뭐가 중요하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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