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도…수치로 드러난 '개미' 파워와 그림자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09.02 01:56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 S&P500지수가 월간 수익률 약 7%로 각각 1984년, 1986년 이후 최고의 8월을 보냈다. 화려한 올해 미국증시에도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990년대 말 '닷컴 붐' 때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약 20%(19.5%)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5%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이며 업체가 이 조사를 시작한 2010년(10.1%)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시타델 증권 조 메케인 집행서비스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25%가 개인투자자라고 좀 더 높은 수치를 언급했다.

개인의 거래 비중 증가는 실제 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WSJ에 따르면 리톨츠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닉 매길리는 '로빈후드' 앱 사용자의 소유주식과 주가의 관계 연구를 했는데, 일부 종목이 상관 관계를 보인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수수료 0'을 내세운 주식거래 앱으로 올해 사용자가 폭증했다.

매길리 COO가 꼽은 로빈후드가 가격을 움직인 대표적인 종목은 니콜라(수소 트럭 업체), 노바백스(바이오), 코닥(바이오 관련) 등이다. 제2 테슬라로도 불리는 니콜라는 올해 첫날 주가가 10.32달러(종가기준)였으나 6월 79.73달러를 찍었다가 현재는 40달러 수준이다.

/사진=AFP
개인 주식거래 증가는 불안감도 낳는다. 충분한 투자지식 없이 위험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격리됐던 밀레니얼세대가 "게임처럼 보이는" 로빈후드 앱을 통해 거래한다고 이를 설명한다.

E*트레이드의 7월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51%는 코로나19 이후 '위험 투자 감수' 성향이 늘었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28%)보다 크게 높다.


크리스 라킨 E*트레이드 무역투자상품담당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시장 접근이 이보다 쉬웠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수수료 장벽도 없고, 스마트폰에서 바로 거래가 되니 쉽게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앞서 나온 시타델 증권의 메케인은 좀 더 우려 섞인 반응을 냈다. 지금의 개인 거래 증가 상황이 인터넷 주식거래 서비스가 등장하며 개인 투자자가 늘었던 1990년대 말 닷컴 붐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당시 닷컴 붐이 불면서 인터넷 관련주 가격은 폭발적으로 뛰었으나, 2000년 들어 거품이 빠지며 2년여 사이 나스닥은 고점 대비 70% 넘게 추락한 바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밝힌 코스피의 개인 거래비중은 8월27일 기준 64%이다. 1년 전(47.5%)보다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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