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국민의힘, 당명 변경…'국민의힘' 이미 있다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20.08.31 11:50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20.8.31/뉴스1

미래통합당이 새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잠정 결정하면서 '유사 당명'에 해당하는지가 관심이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있는 데다 온라인상에서는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이미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탓이다.

현재로서는 유사 당명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중에는 '국민의힘'이 없고 안 대표의 국민의당 측도 당 이름이 비슷하다며 반발하는 움직임은 없다.



고심 끝 새 이름, '국민의힘' 결정…'국민의당' 안철수 "유사당명 될거 같지 않아"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비대위 회의를 열어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의결했다. 총선 참패를 딛고 전면 혁신하는 과정에서 보수 야권을 대표하는 정당의 이름이 7개월 만에 다시 바뀌게 됐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라는 당명 후보에 "무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의 뜻에 "당명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많이 해봤는데 가장 많이 나온 게 국민이라는 얘기"라며 "'국민'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 헌법정신에서 맞는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의원총회와 내일(1일)부터 예정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원회 등을 통해 새 당명 확정과 정강·정책 개정 작업 등을 완료한다.

새 당명이 알려지자 우선 안 대표의 국민의당에 관심이 쏠렸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지적에는 "국민의당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역시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언뜻 그렇게 듣기로는 (국민의당과) 유사당명으로 될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정당 이름은 내부 절차를 거쳐 선관위에 등록 신청을 하면 선관위가 유사 당명 여부를 판단한다. 정당의 명칭이 기존 정당과 비슷해 유권자가 헷갈려 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국민의당에서 문제 삼지 않는데 선관위가 나서 유사 당명으로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의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2020.8.31/뉴스1




'국민의힘'-'국민의당' 통합하나?…안철수 "야권 전체 파이 키우기 위해 노력" 여지 남겨


국민의당은 당 이름 자체보다는 내용에 관심을 뒀다. 국민의당은 이날 공보실 명의로 입장을 내고 "우리 국민의당처럼 중도정당·실용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당명변경과 함께 실제 내용이 변하고 혁신하기를 바란다"며 "중도 코스프레(흉내)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역대 당명에서 '국민'이 들어간 당이 중도 진보 진영에서 많았다는 질문에 "지금은 이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라며 '이념적 측면에서 당명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외연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통합당이 국민의당과 합당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관련 질문에 "그런 논리라면 다른 모든 국민이 들어간 당도 합당해야하지 않나"라며 "야권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24/뉴스1





'국민의힘' 이미 있다? 선관위 등록 정당, 창준위 신고 정당에는 없어…선관위 "상관 없어"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통합당이 같은 이름으로 바꿀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선관위에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온라인상에 공유되는 '국민의힘' 홈페이지는 정당 홈페이지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이날 기준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 아니다. 통상 정당 홈페이지에 표시되는 '고유번호' 대신 '사업자등록번호'가 나와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정당은 44개, 창당준비위가 신고된 정당은 8개다. 이중 '국민의힘'은 없다. '국민'이 들어간 정당은 국민새정당, 국민의당, 국민참여신당 등 3개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의 명칭은 현재 신고된 창당준비위원회나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하는 것"이라며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단체 등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올해 2월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의동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이언주 전진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2.17/뉴스1




1990년 민자당 출범 이후 '보수야권 대표 정당' 또 한번 간판 바꿔


통합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올해 2월17일 출범했다. 앞서 탄핵 사태를 거치며 2017년 2월 탄생한 자유한국당이 3년 만에 재창당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 전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이 합류하면서 탄핵 사태 이전에 새누리당 구성원들이 다시 한집에 모였다.

이언주 전 의원의 전진당도 함께 했고 무소속이던 원희룡 제주지사,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 같은 옛 국민의당 인사들도 뭉쳤다.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중도·보수를 내세우는 청년 정치세력도 들어왔다.

정강·정책을 비롯한 당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인 통합당이 이름마저 바꾼다면 보수정당의 새로운 흐름이 열리게 된다.

1987년 개헌 이후 1990년 민주자유당에서 시작된 보수정당의 큰 줄기는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순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중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당명은 한나라당이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약 15년 간 같은 이름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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