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모두의 K-5G를 위한 준비

머니투데이 박용완 영남대학교 교수 | 2020.09.03 05:00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양궁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사진 한장이 화제였다. 이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같은 대한민국인 양궁 선수 출신이지만 각자 지도하는 대표팀 국가가 제각기 달랐다.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대한민국의 양궁을 따라잡기 위해 대한민국 양궁 출신 선수들에게 코치 또는 감독을 맡기고 있으며, 올림픽 양궁 종목은 한국인의 경쟁 경기가 됐다.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의미다.

우리에게는 양궁과 비슷한 종목이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이 되는 순간이었다. 5G 기술 및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각 국 정부·통신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으며, 해외 수출 계약이 성사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5G 서비스 품질평가’를 발표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역대급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이동통신 속도, 커버리지 등에 대한 경쟁과 심사가 이루어졌다.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5G 선수들은 전 세계 어떤 사업자들도 갖추지 못한 속도와 커버리지를 자랑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전 세계 ICT 서비스 분야에서 1등임을 증명했다. 물론 5G 서비스 안정화 등 여러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5G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이다. 이동통신은 매번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켜왔다. 전화에서 문자 메시지로, 모바일 인터넷과 동영상 서비스, SNS와 모바일 앱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언택트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우리의 삶이, 일하는 모습이 바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집중해야 할 5G는 인프라를 완성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사업자의 노력만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해외 5G 업체들이 강한 경쟁력으로 도전해 오는 상황에서 5G 전국망을 조기 구축하기 위한 통신 사업자에게 LTE 주파수 재할당과 같은 현안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같이 힘을 분산시켜 자칫 5G의 세계 1등을 놓치게 할 수도 있다. 통신 사업자는 5G 상용화 확대를 위해 전국망 구축 기간을 단축하도록 정부는 LTE 주파수 재할당 가격을 책정할 때 우리나라와 글로벌 5G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국가들과 비교해 사업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당장의 세수확보를 위해 높은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책정한다면 그만큼 5G 경쟁력의 저하가 우려된다.

이제는 모두가 같은 목표와 비전으로 세계 1등의 대한민국 5G를 응원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LTE 주파수 비용 절감과 같은 실질적인 사업자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국회는 법규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법안을 제정해야 하며, 모바일 플랫폼·콘텐츠 제작자들은 대한민국 모바일 인프라의 힘을 믿고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우리가 이용하는 5G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쓴소리는 아끼지 않되, K-5G의 성공을 위한 붉은악마가 돼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K-브랜드를 갖춘 세계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국가다. ‘K-방역’이라는 표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K-5G’가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에 우리 모두 파이팅을 기대한다.

영남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박용완 교수.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