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막아서 주가 올랐다? "결국은 실적"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0.08.28 16:36


공매도 금지가 내년 3월까지 추가로 6개월 연장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 상당수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개별 호재 등을 고려해 볼 때 해당 종목들의 상승세가 '공매도 금지' 덕분이라고만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매도와 주가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시행 직전인 지난 3월 13일 기준 공매도 잔고(공매도 한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3월13일~8월28일)은 이날 기준 56.7%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2.87%)을 큰 폭으로 웃돈다.

공매도란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법이다. 보통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사용하는 전략으로, 고평가 종목에 대한 가격발견 기능이 있지만 약세장일 때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 3월 13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셀트리온(9.35%)이다. 당시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약 1200만주로, 2조45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이후 잔고 비중(25일 기준)은 3.21%포인트 줄었고, 주가는 78.6% 올랐다.

비중이 두번째로 높았던 롯데관광개발은 6.78%로, 공매도 잔고수량이 504만주에서 464만주로 8% 가까이 줄었고, 주가는 97% 넘게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매도 비중이 되레 줄어들었지만, 주가는 150% 이상 뛰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27/뉴스1

코스닥에서도 공매도 금지 이후 일부 종목이 수직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엘앤에프(104.04%), 네이처셀(61.92%), 메지온(92.88%) 등이다. 엘엔에프의 경우 다섯달 만에 공매도 잔고 비중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네이처셀과 메지온도 2% 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공매도 금지가 꼭 주가상승을 견인한다고 결론 짓기는 어렵다. 하락한 종목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호텔신라 등은 오히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주가가 각각 8%, 5% 넘게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숙박업의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다.

상승 종목의 개별 호재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50% 넘게 급등한 파미셀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는 업체다. 파미셀은 글로벌 진단용 및 의약용 뉴클레오시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80% 가까이 상승한 셀트리온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1818억원, 매출은 82% 늘어난 4288억원에 달한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유럽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덕분이다.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는 미국 테슬라 및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가 랠리를 펼치며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글로벌 양극재 업체 중 유일하게 니켈 비중 90%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원배·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 및 중소형 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시장 전반적인 관점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미치는 명확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자 심리 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로 일부 종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활발했던 종목 중 공매도 금지 후 숏커버(공매도 청산을 위한 재매입)와 수익률의 상관성이 명확했고 최근 업종 대비 수익률이 부진한 종목을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종목은 숏커버의 수혜를 봤으나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다시 공매도가 몰릴 수 있다는 이유로 소외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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