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욕해도 좋다"…한국교회 "전광훈 문제 사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20.08.28 05:45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7. scchoo@newsis.com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이 한마디로 엄숙했던 행사장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행사 참석자 16명은 대부분 교회 목사 등 목회자들이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가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여기에 답하면서 이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가짜뉴스는 저희도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고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방역을 방해해서 다수 국민께 피해를 입히는 가짜뉴스는 허용할 수 없다"며 "일부 교회가 가짜뉴스의 진원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함께) 노력을 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종교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다고 여러차례 얘기했다. 자신의 성장 과정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며 "저 개인도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여기까지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해 온 데는 각각 종교는 다르더라도 우리 국민의 간절한, 나라를 위한 기도의 힘이 모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독교는 대한민국 최대 종교다. 기도의 힘 속에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가장 많이 들어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예배가 기독교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의 핵심이고 생명 같은 것이라는 점을 잘안다"며 "그래서 비대면 예배나 다른 방식이 교회와 교인에게 곤혹감을 주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방역에 협조하는 대다수 교회에 감사를 표하며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 돕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비대면 예배 자체가 힘든 영세한 교회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영상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도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만난 교회 지도자들 "전광훈 문제 사과"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8.27. scchoo@newsis.com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차 초청 간담회'에서 일부 목회자들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간담회 비공개 부분에 대한 서면 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간담회에선 총15명의 교회 지도자가 발언했다"며 "이중 4명은 각기 표현은 달랐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해 교회가 확진의 중심에 있는 것에 대해 사과하고 방역 방해 행위 및 가짜뉴스에 엄정한 대응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일부 교회가 방역에 부담이 되고 있어 통탄한 마음', '한국 교회가 전광훈 현상의 모판이란 비평을 받아들인다',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중심이 되어 송구하고 시민들의 낙심에 송구하다'는 등의 발언이 있었다"며 "전체 발언이 국민과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내용이었던 교회 지도자가 4명이었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또 "'국민 생명을 담보로 의료진이 파업을 벌이는 것은 유감', '의사의 힘은 파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관계에서 나온다'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 상황에서의 의료계 파업을 비판한 분이 2명 있었고,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을 주로 하신 분이 2명이었다"고 했다.

이어 "대면 예배 허용을 요청한 교회 지도자는 3명이었는데 '일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교회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할 현장을 만들어 달라', '교회가 솔선수범해 방역을 지키고 인증을 받게 해 달라'는 요지였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특히 이날 간담회 분위기가 "일부 보도처럼 ‘충돌’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15명의 발언을 문 대통령은 메모를 해가며 경청했다"며 "충돌이 아니라 오히려 교감하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교계가 방역과 예배 문제 등을 놓고 접점을 모색하는 분위기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지난달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착용했던 넥타이와 똑같은 넥타이를 선물했다. 청와대는 이 넥타이에 '협치'의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파란색 바탕에 분홍색과 노랑색 그리고 주황색이 사선으로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했는데, 이 넥타이는 정당간 협치를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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