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중국에서 '연인의 날'(칭런제)로 통용되는 '칠석'(음력 7월 7일)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또 칠석뿐만 아니라 두 번의 기념일을 더 칭런제로 여겨 선물을 교환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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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밸런타인·칠석…中 '연인의날' 세번 온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은 2월 14일 '서양식 밸런타인데이'와 칠석을 연인의 날로 기념한다. 1년에 세 번 연인의 날이 오면 '사랑 여행'을 떠나려는 연인들로 중국 내 주요 여행지의 숙박시설은 매진 행렬이 이어진다.
이달 25일에도 구베이수이나 팔달령 장산, 팡산구 등 유명 여행지의 인근 호텔은 모든 방 예약이 마감됐다. 숙박업계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처럼 다가온 호재로, 중국 매체 허쉰망에 따르면 올해 예약률은 지난해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
중국 연인들이 3번이나 연인의 칭런제를 기념하는 이유는 전통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생각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도 서양식 풍습인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기 시작했지만, 오래전부터 있던 중국 고유의 칭런제도 버릴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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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대신 돈"…中 젊은 연인도 바뀌었다━
과거엔 꽃이나 월병, 맛있는 음식 등을 주로 나눴지만, 최근 젊은 연인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에도 초콜릿보다는 현금 봉투를 교환하는 게 유행이다. 중국 대표 모바일 메신저 앱인 위챗(웨이신)의 훙바오(돈봉투·紅包) 서비스는 칭런제 대인기 상품이다. 카카오톡의 송금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훙바오를 보내면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상인 빨간색 봉투에 송금액이 담겨 연인에게 발송된다.
훙바오의 인기 액수는 520위안(한화 약 8만 7000원)으로, 520의 중국어 발음(우얼링)이 사랑한다(워아이니)는 발음과 비슷하다는 데에서 착안했다. 2017년에는 단 하루의 '칭런제'에 약 800만 개가 넘는 520위안짜리 훙바오가 오가기도 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의 여유가 있는 연인들은 보석이나 명품 지갑, 아이폰 등 고가의 선물을 나눈다. 적게는 수만 위안에서 수십만 위안의 반지·목걸이도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지난 25일 웨이보에서는 현금으로 만든 꽃다발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칠석을 맞아 남자친구와 '명품 쇼핑'을 즐겼다는 베이징의 A씨(28)는 "나는 남자친구에게 L브랜드의 지갑을 사 줬고, 남자친구는 내게 지갑 가격보다 조금 큰 액수의 훙바오를 건넸다"며 "시드는 꽃이나 먹어 없어지는 초콜릿보다 훨씬 합리적"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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