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대 30.97%로 일단 시작한다. 한국타이어그룹의 3세승계를 둘러싸고 결국 벌어진 4남매 간 분쟁의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구도다. 2녀2남 중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뜻을 함께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2%를 들고 있다. 차녀 조희원씨(10.82%), 장녀 조희경 이사장(0.83%)과 손을 잡을 경우 30.97%다. 부친인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42.9%를 보유한 막내이자 후계자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과 본격 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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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끝내 '왕누나' 편에 섰다━
불은 장녀가 붙였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부친 조 회장이 동생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매각하며 후계자 승계를 결정한 것이 정상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당시에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때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이튿날 조양래 회장이 직접 나서 "오히려 딸의 상태가 걱정스럽다"며 건강문제를 일축했다. 분쟁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조현식 부회장이 누나 조희경 이사장 편에 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현식 부회장이 입장을 내기 전에 사전 교감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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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지분 적지만…효성 등 범 조씨가에도 영향력━
이 사촌형제 중 조희경 이사장이 가장 나이가 많다. 형제 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타이어 4남매 뿐 아니라 조현준 효성 회장도 평소 조희경 이사장을 깍듯이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 경영권 승계 직후부터 조희경 이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오너 3세 4남매가 경영권 분쟁을 벌인다고 해도 조현범 사장의 승계 결정이 단번에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반 조현범 진영이 최대 지분을 확보한다고 해도 31% 정도에 그치는 데다 양측 지분을 빼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유동주식이 많지 않다.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오랜 기간 힘을 합쳐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온 정황도 포착되지 않는다. 자신들의 편에 설 우호지분을 미리 확보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재판을 치르고 있는 조현범 사장의 상황이 복잡하다는 점이 변수다.
무엇보다 건재가 확인된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 대한 승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에서 "조현범 사장은 15년간 좋은 성과를 냈고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며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고 밝혔다.
한편 경영권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결국 전일 대비 29.15% 오른 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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