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점 아냐" 정은경 얼굴에 그늘 드리운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0.08.24 07:00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브리핑을 하던 중 마스크 바깥쪽을 만진 손으로는 눈과 코, 입을 만지면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7.03. ppkjm@newsis.com

사흘 연속 3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경북을 감염병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천지 대구교회 사태를 뛰어넘는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에 노출된 사람 중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례를 비롯해 N차 감염에 따른 추가 전파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당분간 확진자가 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운다.

정 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오늘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전국적 대유행 위기를 앞두고 있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7399명이다. 전날보다 397명 늘며 일일 확진자 수가 400명대에 육박했다. 지난 3월7일(483명) 이후 169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①역학조사도 버거운 전국 전파 속도


전국적 확산으로 인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는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아 역학조사가 쉽지 않다. 일일 집계되는 전국 확진자 규모가 실제 현황보다 ‘과소’ 측정됐을 가능성도 높다.

역학조사관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 1월 약 125명이던 역학조사관을 현재 190여명으로 늘렸지만 지금의 확산세를 추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수많은 집단감염 중 사랑제일교회 사례만 따라잡기에도 버겁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다른 21곳으로 총 112명의 'N차 감염'이 발생했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선 총 168곳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역학조사가 늦어질수록 방역망을 벗어난 추가 감염이 계속 이뤄질 수 있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 가족이나 직장, 확진자들이 이용한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추적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N차 전파가 점점 더 확인되고 새로운 감염자들이 더 많은 노출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②최근 2주 깜깜이 환자만 453명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중 감염 경로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가 453명, 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흘 연속 3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아직 파악하지 못한 감염원이 이보다 더 많은 것이다.


감염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추가 전파는 방역당국으로선 ‘태풍의 눈’과 같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가 계속 늘어가는 가운데 이들에 의한 감염 확산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역학조사와의 격차는 훨씬 더 크게 벌어지게 된다.

정 본부장 "조사 중에 있는 확진자의 비율이 거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특정 감염원에 대한) 대량의 노출이 확인될 수 있다"며 "아직 유행이 엄중한 상황이라 (깜깜이) 확진자 발생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③위·중증환자 일주일새 3배 급증


이날 0시 기준으로 위·중증 확진자는 총 30명이다. 지난 18일 9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위·중증 확진자는 △20일 12명 △21일 18명 △22일 25명 △23일 30명으로 연일 급증세다.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위·중증 확진자의 감염경로 역시 사랑제일교회 관련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확진자들의 노출시간과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다양한 교회활동 과정에서 상당기간 반복적인 노출과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환자 증폭 기점이 된 광복절로부터 열흘이 지나지 않은 만큼 위·중증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들의 비율이 늘면 병상 부족 등 의료시스템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21일부터 수도권 환자의 경우 중앙에서 중증도에 따라 병상을 총괄 배정하고 있다. 중환자 병상 30개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으나 장비 도입 속도가 환자 증가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 본부장은 "확진 시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어르신은 조기 검사를 통한 치료·관리가 필요하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외출하지 말고 선별진료소 방문진료를 통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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